소개팅 납치…동물마취제 먹여 트렁크 감금, "남자도 잡혀가는 세상"

소개팅 납치

'소개팅 납치'가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27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1일 새벽 1시 20분께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 인근 술집에서 강모(36) 씨의 술에 동물마취제를 타 정신을 잃게 한 뒤 납치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최모(36) 씨와 조모(38)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의하면 최 씨는 인터넷 조건만남 사이트에 '스펙이 좋은 남자를 찾는다'는 제목의 채팅방을 개설하고 이를 본 강 씨에게 2대2 소개팅을 제안했다.

제의를 받은 강 씨는 소개팅 장소에 나갔고 최 씨로부터 1인당 10만 원씩을 받은 여성 '알바'들을 만났다. 그러나 여성들은 곧 자리를 떴고 최 씨는 "조금만 기다리면 다른 여자들이 온다"며 강 씨를 붙잡은 뒤 술에 동물마취제를 탔다.

최 씨와 조 씨는 정신을 잃은 강 씨를 차량에 싣고 납치했다. 그러나 무직자였던 강 씨가 갖고 있던 현금은 16만 원이었고 카드 한도도 90만 원에 불과했다.  

강 씨는 도봉구 창동의 한 사무실에 하루 동안 갇혔다가 다음날 손발이 묶인 채로 차량 트렁크에 실렸다. 범인들은 강 씨의 집이 있는 도곡동 인근에서 공중 전화로 강 씨의 가족들을 협박하려 했다.
 
그러나 이들의 범행은 곧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트렁크 속 강 씨가 결박을 풀고 양재역 사거리 인근에서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 것.

경찰은 "1000만 원의 빚이 있는 조 씨가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최 씨의 말에 함께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던 최 씨는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알려지지 않은 범행이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최 씨 등을 추궁하고 있다.

'소개팅 납치'를 접한 누리꾼들은 "남자도 납치를 당하는 세상이네", "소개팅 납치 어떻게 이런 일이", "소개팅 납치, 너무 무서워", "소개팅 납치 조심하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