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경영진들이 잘 짜여진 각본처럼 조기통합에 군불을 떼고 있다.
김한조 외환은행(사진)은 7일 오후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최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발언으로 불이 붙은 조기통합 이슈에 대해 대직원 서면 메시지를 전했다.
김한조 은행장은 서면 메시지를 통해 "은행 산업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와 국내외 금융권의 경쟁 심화 및 규제 강화 등으로 경영 환경이 어려워 지고, 수익성 악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현재의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서는 조기통합 논의개시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앞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3일 서울역 인근 한 식당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오찬에서 "이제 통합 논의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며 "물론 양행 행장과 직원부터 논의하고 이사회와도 논의해야 할 사안이지만 통합을 논의할 시점은 맞는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태 회장의 통합 논의 발언에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대직원 메시지로 화답을 한 셈이다.
김한조 은행장은 "통합은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인 것은 분명하다"며 "조직에 대한 애정과 헌신을 다해온 직원들의 상실감과 불안감을 은행장으로서 충분이 이해하지만 조직과 구성원 모두가 Win-Win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를 시작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은행장은 외환은행과 32년을 함께한 선배 행장으로서 후배 직원들에게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냉철한 이성으로 One group이라는 현실과 통합논의에 대해 판단해 줄 것을 당부하며, 직원 모두의 뜻을 모아 공감대를 형성하고 노동조합과도 성실한 협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은행장은 "은행과 그룹의 발전을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직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통합을 반드시 이루어 내기 위해 어떠한 수고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김한조 은행장이 노조와 대화를 하겠다고 하는데 독립경영보장이라는 합의를 위반하는 조기통합을 전제로 한 대화에는 응할 수 없다"며 " 김 은행장이 외환은행의 선배라는 점에서 외환은행 직원들의 기대감이 높았는데 상당한 배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