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세제실의 1년 농사나 다름없는 올해 세법개정안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세율인상 등 '증세' 기조보다는 조세부담의 적정성과 조세지원 효율화 측면에서 접근, 막판 세법개정안 손질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세법개정안에 담길 세부 내용은 극비(?)에 붙여져 철저한 보안이 유지되고 있다.
과세체계 조정 움직임에 따라 국민적 반발여론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이유지만, 1년 농사를 수확하기도 전에 결과물이 새어나갈 경우 세제실 직원들이 받는 허탈감도 상존해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예년과 마찬가지로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피 말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요샛말로 '부담백배'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형국인 것이다.
실제 지난해 서민·중산층 세부담이라는 오명을 쓴 세법개정안으로 인해 세제실 사람들은 전례가 없는 홍역을 치렀다. 믿었던 대통령 마저 직접 세법개정안 내용을 전면 수정하라고 지시하면서 세제실 직원들의 자존심은 종잇장처럼 구겨진 바 있다.
수 조원의 세수펑크를 비롯해 막대한 복지지출로 재정기반이 열악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마냥 증세카드를 꺼낼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증세성향이 다분한 세수입 기반확대 기조를 버릴 수도 없다.
이 같은 난관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세제실은 국민들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논리 개발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세제실의 한 관계자는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전 세제실 직원들이 밤낮 가리지 않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며 "공청회, 국민의견 수렴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최종 발표까지 어떠한 내용이 담길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세제실 관계자는 "지난해 한 차례 태풍을 맞은 터라 올해 세법개정안 발표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세율인상 등 증세보다는 무분별하게 지출되는 조세감면제도 등에 대한 손질 작업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세법개정안 발표에 앞서 추측성 기사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모습도 엿보인다.
세법개정안이 발표되기 전에 공론화가 된다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밤낮 가리지 않고 세법개정안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실무진들이 해명을 하는데 시간을 다 뺏기고 있다는 한숨도 쏟아냈다.
세제실 관계자는 "세법개정안 공식발표 이전에는 관리자급을 비롯해 실무진들이 내용을 함구할 것"이라며 "개정안이 발표되기 전에 일부 추측성 기사들이 보도되면서 실무진들이 해명하는데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세법개정안 발표 시점은 매년 관례처럼 내려왔듯이 8월 초(예 7~8일)가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최경환 경제팀'의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세법개정안 발표에 앞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등 주요 경제정책 발표가 연거푸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