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여를 끌어온 KB금융그룹에 대한 제재수위 결정에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해질 전망이다.
최수현 금융감독원 원장(사진)은 28일 기자단과의 오찬자리에서 KB금융과 관련된 제재심의위원회 전망을 묻는 질문에 "충분히 소명기회를 주는 것이 금융당국으로서 당연한 소임"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그는 "과거 대심제를 도입할 때 시간이 길어진다는 논리로 반대가 많았다. 하지만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얘기할 기회를 안주면 말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대심제란 피조치자와 금감원 검사부서 직원들을 한 자리에 불러 양쪽 입장을 듣는 제도로 지난해 4월 도입됐다.
따라서 최 원장의 이날 발언은 사안의 중대함을 감안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모든 이가 공감할 수 있는 결론 도출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최수현 원장은 "임영록 KB금융 회장의 제재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말단 행원의 제재도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단일안건에 대한 제재심이 더 길었던 적이 많다. 민주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권리보전 차원에서 발언 기회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 원장은 지난 25일부터 2박4일 일정으로 동아시아·태평양지역 금융감독기관장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EMEAP)에 다녀온 성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사우다라 은행의 지분을 인수한 후 합병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 하지만 현지 감독기구가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해 곤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 인도네시아 진출의지가 있는 신한은행도 뱅크 메트로익스프레스(BME) 지분의 40%를 인수하려고 움직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현지 금융감독청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최수현 원장은 "인도네시아 측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관련 현안을 얘기했다. 조만간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며 "금융 관련 사후조치 등에 대해 강하게 얘기했다. 올 가을부터 셔틀 미팅을 일 년에 두 번 씩 오고가고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태국은 은행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고, 그들 스스로도 알고 있더라"면서 "자본금 6000억원 내외가 기준인데, 이를 조금 낮추자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