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공무원이 담보로서 가치가 전혀 없는 공장을 담보로 인정, 5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부당하게 교부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공무원들의 무원칙 국고보조금 집행 사례가 무더기로 감사원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12월2일부터 올해 2월21일까지 27일 동안 주요 민간보조사업을 점검해 보조금 비리를 근절하고 재정건전성 제고에 기여하고자 보조금을 교부한 문화체육관광부, 안전행정부, 영광군 등의 기관과 140개 민간단체 등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했다고 4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고보조금 규모는 2008년 약 34조7000억원에서 2013년 약 50조5000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일부 민간보조사업자의 도덕적 해이 등이 지속적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는 등 감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감사 결과, 영광군 공무원 A씨는 지난 2012년 4월 B회사가 관내 산업단지내 기업 이전 입지지원보조금을 교부신청하면서 이미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어 담보가치가 없는 공장을 담보물로 제출했는데도 대표이사의 부탁을 받고 이를 숨긴 채 상급자의 결재를 받았다.
A씨의 도움 덕분에 B회사는 보조금 5억6960만원을 교부받을 수 있게 됐다.
부당한 보조금 교부에 성공한 A씨는 더욱 대담해졌다. 2013년 3월 B회사에서 시설투자보조금을 교부신청하면서 선순위 근저당이 설정되어 담보가치가 없는 부동산(임야)을 투자이행 담보로 제출한 것을 도와 15억원의 보조금을 교부했다.
감정평가법인에선 이 부동산을 현재가치가 아닌 향후 대지로 지목변경될 것을 조건으로 담보가치가 있는 것처럼 감정평가했지만 A씨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긴 채 결재를 받아 집행했다.
A씨도 문제지만 결재를 한 상급자들도 결재과정에서 관련 서류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A씨의 말만 믿고 결재하는 등 업무를 태만하게 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전남지사와 영광군수에게 A씨를 강등시키고 상급자들에 대해 징계하도록 요구하는 한편 부당하게 교부된 보조금 22억여 원을 반환받도록 시정요구를 했다. 검찰총장에게는 B회사와 그 대표이사에 대해 수사요청을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C회사 컨소시엄을 '글로벌 프로젝트 기술개발사업'의 보조사업자로 선정해 2010년부터 2011년 사이에 보조금 3억4462만여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C회사의 이사는 연구개발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 11명에게 인건비 명목으로 1억5402만여원을 지급하거나 직원 6명의 연구개발 참여율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2억4304만여원을 목적 외로 사용했다.
감사원은 국고보조금을 회수하고 검찰총장에게 C회사의 이사를 업무상 횡령과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밖에 D재단은 한국홍보사업을 위해 해외로 출국하는 인원을 부풀려 2억원을 부풀려 청구,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총 7억원을 지급받았으며 E협회는 안전행정부로부터 보조금 10억원을 받은 뒤 협회 간부가 보조금 잔액 1540만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것이 적발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