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액연봉자들이 알게 모르게 누려왔던 낮은 퇴직소득세 혜택이 '종말'을 앞두고 있다.
뒤틀린 세부담 체계를 정부가 고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나섰기 때문이다.
6일 기획재정부는 '2014년 세법개정안' 발표를 통해 퇴직소득에 대한 과세방식을 개선해 과세형평성을 제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저소득자의 근로소득은 공제율이 90% 수준인 반면, 퇴직소득공제는 40%를 일괄적용 받는다. 퇴직소득에 대한 소득수준 별 차등이 거의 없어 고액연봉자에 대한 세제혜택이 과도하게 쏠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배경이다.
기재부 통계에 따르면 총 급여 5000만원인 납세자는 근로소득에서 2.5%, 퇴직소득에서 2.7%의 실효세율을 적용받는다. 반면 연봉 3억원인 고소득자의 경우 근로소득의 22.6%를 납부하지만 퇴직소득에서는 4.4%의 세부담만을 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오는 2016년 1월1일 이후 퇴직해 지급받는 소득부터 '정률공제'를 최소 15%에서 100%까지 차등공제로 전환하고, 저소득자인 경우 퇴직소득에 대해 최대 100%의 높은 공제율을 적용받을 수 있게 과세체계를 가다듬는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연봉 3500만원 소득자의 경우 종전 2.4%였던 세부담이 0.3%로, 3.1%를 부담하던 연소득 7000만원 소득자는 0.9%로 급격히 낮아진다.
반면 1억2000만원 이상부터는 세부담이 성큼 성큼 증가한다.
특히 연봉 2억원 소득자는 4.0%였던 실효세율이 8.1%로 두 배 이상 상승한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퇴직연금에 대한 세액공제를 별도로 신설했다. 기존 연금계좌세액 공제와 별도로 퇴직연금 납입액에 대해 최대 300만원까지 납입액의 12%를 세액공제 해주는 것이다.
퇴직연금 납입 시 36만원까지 추가적인 세금감면이 발생한다.
또 노후 의료비 지출에 대한 세부담 완화를 위해 의료목적으로 연금계좌에서 연금을 수령하는 경우 수령액이 12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종합과세가 아닌 3~5% 수준의 분리과세를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가입자의 사망, 3개월 이상 요양, 천재지변, 파산 등 부득이한 사유로 연금계좌에서 돈을 인출할 때에도 기타소득 분리과세(12%)가 아닌 연금소득으로 3~5% 수준의 분리과세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납세자가 자신의 노후소득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일시금보다는 연금수령이 세부담 측면에서 훨씬 유리해진다. 연금계좌에 입금한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 시 30%의 세액이 경감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연금보험료 및 연금계좌세액을 공제 후순위로 분류해 연금수령자에게 유리하도록 공제순서를 개선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대부분의 퇴직자는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할 유인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하는 경우 항상 유리하도록 개편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