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8월, 여기 저기서 가족들을 동반 산으로 바다로 휴가를 떠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올해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로 소비심리가 잔뜩 위축되면서 예년에 비해 휴가철의 시끌벅적함이 덜하기는 하지만 가족들과의 달콤한 휴가는 누구나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은 삶의 '청량제'일 것입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인데도 불구하고 좀처럼 마음의 여유가 없어 피서객들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기만 하고 있는 이들도 있습니다.
국세청 직원들인데요.
국세청 직원들은 오는 26일 예정되어 있는 국정감사와 18일 진행되는 임환수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라는 거대한 '산'을 만나 무더위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국정감사 준비도 버거운 상황에서 뜻하지 않은 인사청문회까지 겹쳐 애초 짠 휴가계획 취소를 고민하는 등 우울한 분위기가 형성됐었다는 전언입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반전, 이 같은 고민을 깨끗이 해소하고 마음편히 휴가를 다녀올 수 있게 됐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가 상당히 재미있고 또 의미심장합니다.
임 후보자는 지난 주 초 서울국세청 직원들에게(임 후보자의 공식 직위는 현재 서울국세청장입니다) "국정감사 준비 때문에 휴가를 미루지 말고 다녀오라. 하계휴가는 1년에 한 번 있는 가족과의 소중한 약속인데 이를 어기면 안되니 다녀오도록 간부들이 솔선해 챙겨달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이에 지난 주 휴가계획 취소를 고민했던 서울국세청 직원들은 부랴부랴 다시 휴가일정을 조율, 삼삼오오 휴가를 다녀오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서울국세청 직원들보다 더 고생인 것은 본청 직원들입니다.
본청 직원들은 국정감사 준비와 함께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위한 제반 준비를 진행하느라 서울국세청 직원들에 비해 더 타이트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에 임 후보자는 지난 4일(월) 청문회 준비상황을 보고하기 위해 자신을 찾은 본청 간부들에게 "청문회 준비는 후보자의 몫인데 나 때문에 간부들과 직원들이 못 쉬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간부들이 직원들을 살뜰히 챙겨 휴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하고 간부들도 휴가를 다녀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다는 후문입니다.
눈치껏 휴가계획을 접었던 본청 간부들과 직원들도 임 후보자의 말에 2~3일의 짧지만 짜릿한 휴가를 다녀오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임 후보자는 특히 자신의 휴가에 대한 지론을 언급하며 직원들을 휴가지로 내몰았다고(?) 합니다.
임 후보자는 "휴가는 예전처럼 떠들고 놀러 다니는 것이 아니라 재충전하고 평소 소홀했던 가족과 스킨십을 높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라며 "하반기 마무리할 연말업무를 차질없이 추진하려면 재충전이 필요하다"고 '업무효율 제고를 위한 기회'으로서의 휴가를 강조했다고 합니다.
이어 "최근에 국가경제 상황도 좋지 않으니 가급적 재충전과 함께 경제활성화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