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김종준 은행장(왼쪽)과 외환은행 김한조 은행장이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선언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행 경영진 통합 선언…통합계약서 승인 추진
외환은행 노조, 본점집회 추진 등 강력 반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양행의 통합을 공식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외환은행 노조와 통합 논의가 진척을 보이지 않자 노조와의 협상과 별도로 통합을 강행키로 한 것이다.
19일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공적인 통합을 위한 공식적인 절차를 진행할 것을 선언하는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결국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지난 7월 3일 "이제 통합 논의를 할 시점이다"고 밝힌 뒤 채 50일이 지나지 않아 양행 경영진이 통합을 위한 정면돌파를 선언한 셈이 됐다.
이날 양행이 통합을 위한 선언문을 발표하고 공식적인 절차를 진행하게 된 것은 외환은행 노조의 거부로 통합 논의가 더이상 진척되지 못한 채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
양행 경영진은 외환은행 노조가 조기통합 관련 협의 요청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통합 후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유지라는 기본원칙과 통합은행의 비전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외환은행의 모든 본점 부서장들과 지점장들이 조기통합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사내 인트라넷에 게시하고, 외환카드 전적을 신청한 일반 직원 300여명도 연내 카드통합을 호소하고 나서는 등 조기통합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외환은행 노조의 대응만을 기다리다 보면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 조직과 영업환경의 불안정성이 지속돼 오히려 조직 내 혼란만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양행 경영진의 판단이다.
하나와 외환은행은 다음주 양행의 이사회를 개최해 통합 결의 및 통합계약서 승인, 통합추진위원회 출범, 양행 통합 승인 주주총회 개최 등을 일사천리로 진행한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노조와 상당한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전날 외환은행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경영진들이) 외환은행 내부에서 합병지지 목소리가 있는 것처럼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며 "경영진의 사기극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외환은행 사측이 본점 부서장 미 팀장으로 구성된 부점장 협의회가 조기통합 지지선언을 했다고 밝히고, 외환카드 전적 직원들이 카드 통합 승인 호소를 한 부분 등을 여론 조작으로 몰아세운 것이다.
노조는 "직원들에 대한 합병지지 서명강요 및 노조에 대한 무도한 압박이 계속되는 한 노조는 경영진의 대화 운운을 단 한치도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2.17 합의서는 금융위원장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포함된 노사정 합의서로 이를 파기하든 변경하든 외환은행 노사간의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며 20일 본점집회 등 강도높은 저항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