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시작을 재촉하는 빗줄기가 내린 21일 오전, 임환수 국세청장이 취임식을 갖고 제21대 국세청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준비된 국세청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국세청 역사 전면에 등장한 임 국세청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국세청장 이임식을 간단히 치른 뒤 10시30분 국세청장 취임식을 가졌습니다.
감색 양복에 자줏빛이 감도는 넥타이를 멘 임 국세청장은 취임사를 통해 자신이 펼쳐 나갈 새로운 국세행정의 방향을 가감없이 드러냈습니다.
임 국세청장은 "현재의 상황은 국세청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기에 여러 제약조건이 많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낙담하거나 주위를 탓할 필요없다. 국세청의 세정운영 방향인 '국민이 신뢰하는 공정한 세정'을 완수하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국세청은 국민이 법에 정한 세금을 성실하게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관'이다. 이런 자발적 성실신고를 통해 국세수입의 90% 이상을 조달하고 있다"며 '생선을 익게하려고 자꾸 뒤집다보면 오히려
생선살이 다 부서져 버린다'는 뜻의 '약팽소선(若烹小鮮)'이라는 고사를 인용, "경제가 어려운 때일수록 오히려 불필요한 세정간섭을 없애고 성실신고 지원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인사문화'의 획기적 혁신을 보다 구체화해 언급했습니다.
임 국세청장은 탕평인사 단행의 뜻을 피력하면서 "열정을 갖고 헌신한다면 세무서에 근무해도 관리자로 승진할 수 있고 서장은 물론 최고위직까지 갈 수 있는 희망 사다리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취임식을 마친 임 국세청장은 국세청사 1층 출입기자실을 방문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환한 얼굴로 기자실로 들어선 임 국세청장은 출입기자들과 악수를 나눈 뒤 기자들과 몇 가지 주제를 놓고 가볍게 대화를 했습니다.
임 국세청장은 고위직 인사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인사를 한 번도 안해봐서 절차도 모른다"며 우회적으로 고위직 인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이어 취임 첫 외부일정으로 전산정보관리관실 및 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 추진단을 방문키로 한 배경도
소개했습니다.
임 국세청장은 "내년 자영업자에 대한 근로장려세제 확대시행과 함께 자녀장려세제(CTC)가 시행된다"며 "이 시점에 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산도 많이 투입된 사업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연말 세종시 이전을 앞두고 출입기자들과의 스킨십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기자실을 나선 임 국세청장은 12층 집무실에 잠깐 들러 '사무인계인수서'에 서명한 뒤 다시 14층 회의실로 이동, 취임식 참관을 위해 각지에서 올라온 지방국세청장 등 고위공무원급 간부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 자리에 모인 고위간부들에게 임 국세청장은 "국세청장이 가진 권한과 책임을 과감하게 위임할테니, 이를 잘 활용해 조직을 잘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합니다. 이후 임 국세청장은 본청 국장들만을 대동, 국세청사 인근 음식점으로 발걸음을 옮겨 오찬을 함께 했다는 전언입니다.
오후에도 임 국세청장은 쉴 틈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후 국세청사 각 사무실을 방문, 직원들과 취임인사를 나눌 계획이며 저녁 나절을 활용해 서울 양평동 소재 국세청 전산실을 둘러볼 예정입니다.
오전 기자실 방문시 "오늘이 21일인데 하필이면 오늘 21대 국세청장에 취임했다"는 덕담을 들은 뒤 "몰랐다.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언급한 임 국세청장. 취임 첫 날 숨가쁘게 이어지는 일정 또한 임 국세청장에게 '2014년 8월 21일'을 평생 기억할 수밖에 없게끔 만들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