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 금융감독원
일반기업 등 비회계법인 진출 비중 지속 증가
"멀어진 파트너 꿈…젊은 직원 이탈 부추겨"
공인회계사의 비(非)회계법인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CPA시험에 합격하면 자연스레 대형회계법인에 취업한다는 과거의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는 것이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금융당국에 등록된 회계사의 수는 1만6867명으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것은 등록 회계사들이 회계법인이나 감사반이 아닌 일반기업이나 금융권, 학계 등 타 분야로 진출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지난 2012년 3월 35.4%였던 회계사들의 '이탈'은 지난해 36.5%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3월에는 37.5%로 한 계단씩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0년부터 CPA합격생 수를 급속히 늘리면서 일반기업의 재무 및 공시역량 강화를 꾀한다는 당국의 구상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계사의 일반기업 진출은) 회계감사업계의 정체 상황을 반영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기업의 재무 및 공시 역량 강화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CPA합격생의 숫자가 많아짐으로써 회계전문가가 감사법인 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들에도 가야하고 앞으로 통일을 대비해서라도 더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 바뀌고 있는 통념은 '빅4' 회계법인이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등록 회계사 중 4대 회계법인 소속은 5282명으로 전체 회계법인에 소속된 회계사 수의 57%를 차지했다.
2년 전 58.4%였던 비율이 지난해 58.1%로 낮아진데 이어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관계자들은 대형회계법인의 '항아리형' 인력구조가 점차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회계법인의 꽃인 '파트너'까지 도달하는 길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젊은 직원들의 이탈이 심하다는 전언이다.
A회계법인 대표는 "과거에는 12년차 전후로 파트너를 달 수 있었다. 그만큼 회계사의 수가 적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최근에는 평균 입사연령대가 높아진데다, 인원대비 파트너 자리가 적다보니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B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매출 20억원 당 파트너 한명 정도를 늘리는데, 최근 성장세가 정체되며 파트너 수는 고정화되고 있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 수 없어 인력적체가 심하다"면서 "IFRS 특수 때는 인력을 다소 늘렸지만 지금은 그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요즘 들어오는 신입들은 대부분 경력을 위해 입사하지, 평생직장으로는 생각지 않는 것 같다"며 "보통 3~4년 정도 배우고 이직하려하기 때문에 하부 구조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