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관련 중과세 등 폐지
근로자 복리후생 지원에 대한 세제상 불이익 철폐 등 요구
재계가 대기업 R&D 세제지원을 IMF이전 수준으로 상향조정하는 등 투자활성화를 위해 조세지원제도를 전면 개편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4일 "현행 조세지원제도는 실효성이 낮은데다 각종 중과세제도 때문에 불황기 기업경영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같이 요청했다.
상의는 2004년도 세제개편 건의를 통해 ▲수도권투자에 대한 세제지원혜택 부여 등 투자지원제도의 실효성 제고 ▲ 대기업 R&D투자의 IMF 이전수준 회복 ▲부채비율 과다법인 등에 대한 각종 중과세제도 정비 ▲근로소득세 과표구간 조정 ▲주택자금 저리대출 등의 종업원 복리후생 관련지출에 대한 세제상 불이익 폐지 등 97건의 과제를 정부에 제출했다.
상의는 우선 "투자금액의 15%만큼 법인세를 줄여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수도권에서의 공장 신·증설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따라 투자수요가 큰 생산성향상시설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제도(3∼7%)나 유통합리화·산업재해예방시설 투자세액공제(3%)도 마찬가지로 수도권 기업에게는 혜택이 없다"며 "수도권 기업들에게도 세제지원혜택을 부여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 "대기업의 경우 R&D비용지출의 5%를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던 제도는 아예 폐지되었으며, 4년간 평균 R&D 지출액을 초과하는 지출금액에 한해 50%를 공제해주던 제도도 40%로 공제율이 낮아지는 등 R&D 지원세제가 IMF 이전에 비해 크게 후퇴했다"며 "R&D 지원세제를 IMF 이전수준으로 회복시켜 달라"고 주문했다.
상의는 이와 함께 "여유자금으로 투자를 안하는 기업이 많아 문제인 상황에서 과다투자 등의 이유 때문에 부채가 자기자본의 4배를 초과하는 기업을 차입금과다법인으로 낙인찍고 과중한 세부담을 물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위축된 기업의욕이 살아날 수 있도록 각종 중과세제도를 폐지해 줄 것"을 촉구했다.
건의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경영권을 승계할 때 상속세를 10∼30% 할증과세를 하고 있으며 수도권 기업에 대해서는 취득·등록세(3배), 재산세(5배)를 중과하며 기업 활동의 필요상 영업용 건물의 부대 토지를 보유하고 있을 뿐인데 토지과다보유자로 몰아 종합소득세 누진합산 최고세율(2%)을 부과하고 있다.
상의는 근로자 관련 세제에 대해 "종업원 복리후생차원에서 무주택근로자에게 주택자금을 저리로 대출해주는 기업들이 적지 않는데 현행 세법은 이런 경우마저 부당행위로 보아 세원확보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며 "9%의 당좌대출이자율로 빌려줬더라면 회사가 받았을 이자수입만큼 추가과세하고, 해당 지원자금을 업무무관 가지급금으로 보아 또다시 지급이자 비용불인정 등의 불이익을 부과할 뿐만 아니라 해당 종업원에 대해서도 소득세를 추징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상의는 "정부가 모기지론 도입 등 서민의 주택마련을 지원하고 있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이 종업원을 직접 도와주는데 대해서 세제상 불이익을 부과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일정한도 내의 주택자금 저리대출에 대해서는 부당행위로 보지 말아줄 것"을 요구했다.
지난 10년간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근로소득세율 적용기준금액은 9년째 동결상태여서 실질소득 대비 적용세율만 높아졌다. 27% 세율이 4000∼8000만원 근로소득자에게 적용되는데 이 기준금액을 5000만원∼1억원으로 높여야 한다는 것이 상의의 주장이다.
상의 관계자는 "수도권과 대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의식이 해당지역과 해당기업의 투자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당면한 경제난을 타개하려면 규제논리보다 지원논리가 우선시되는 정책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