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사면초가에 처하게 됐다.
중징계 이후 금감원이 15일 임 회장 등을 주전산기 전환사업 핵심 관련자 4명에 대해 업무방행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데 이어 그동안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던 KB금융 이사회마저 긴급 이사회를 열러 임 회장 해임 여부를 심도있게 논의키로 하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15일 긴급 이사회를 오전 8시부터 회의를 진행한다.
이날 긴급 이사회는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를 외부에 알리지 않은 체 비밀리에 진행됐으며, 3개월 직무정지 등 중징계 처분에도 사퇴거부 의사를 밝힌 임 회장에 대한 해임 여부를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사회는 당초 17일 열려고 했던 것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신속하게 연 것으로 오전 8시부터 시내 P호텔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이사회가 발빠르게 움직인 것은 지난 13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을 만나 직무정지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이사회 차원에서 임 회장에 대한 해임을 결정해 줄 것을 요청해 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긴급 이사회에서는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사퇴에 이어 임 회장이 직무정지를 당하며 경영진공백이 생긴 만큼 조속한 사태 수습을 위해 임 회장에게 자진사퇴 종용하고 신속하게 경영정상화를 하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 등기 이사회는 직무정지가 된 임 회장 외에 이경재 이사회의장(전 중소기업은행장), 김영진 감사위원장(서울대 교수), 황건호(전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 이종천(숭실대 교수), 조재호(서울대 교수), 고승의(숙명여대 교수), 김영과(전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장), 김명직(한양대 경제금융대학장), 신성환(홍익대 교수) 등 9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12일 금융위는 당초 제재수위를 상향해 3개월 직무정지를 결정했으나 임 회장은 "소송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며 사퇴거부 의사를 분명히 해 파장이 일었다.
이에 금융위와 금감원은 14일 KB금융 관련 긴급 금융합동점검회의를 개최해 15일 임 회장 등 핵심 관련자의 위법 부당행위에 대해 검찰고발 조치를 하는 한편 '금융위·금감원 합동 비상대응팀'을 즉시 구축해 가동키로 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15일 임 회장을 비롯해 김재열 전무(CIO), 문윤호 IT부장, 조근철 국민은행 IT본부장 등 주전산기 전환사업 핵심 관련자 4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며, KB금융 소속 10개 금융회사에 총 27명의 감독관을 파견하는 등 압박을 펼쳤다.
특히 임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 처분 이후 사내변호사 등 법률조력, 경비집행 등 회장에 대한 지원이 금지되는 만큼 법률 위반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감독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12일 6시 이후 직무정지가 된 임 회장에 대한 전방위적인 사퇴 압박이 KB금융 내외부에서 가속도를 내며 진행되고 있어 향후 KB내분사태가 어떻게 방향으로 전개될 지 금융권의 지대한 관심이 집중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