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행복지킴이상해보험 가입계약 '0건'
이상규 의원 "정책홍보용 전시상품으로 전락"
박근혜 정부의 독려로 야심차게 출발한 일명 4대악(학교폭력·성폭력·가정폭력·불량식품) 보험이 80일째 가입계약 한건도 없이 파리만 날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탁상행정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행복지킴이상해보험(4대 범죄보장)'은 지난 7월 1일 출시 이후 현재까지 가입자와 가입희망계약자가 한건도 없었다.
'행복지킴이상해보험'은 4대악척결범국민운동본부(상임대표 조태임 한국부인회 회장)가 요청하고, 현대해상이 업무협약을 맺어 지난 7월 1일에 출시된 정책성 보험 상품이다.
지방자치단체, 학교, 단체 등이 가입하고 피해가 입증될 경우 보험 우선가입 대상인 생활보호대상자, 차상위계층, 다문화 가정의 자녀 등 19세 미만이 보험혜택을 보도록 설계됐다.
보험 출시 당시부터 정부 압력에 의한 '포퓰리즘 금융상품'이라는 비판과 함께 성폭력과 가정폭력 등으로 인한 피해와 지원을 국가가 책임지지 않고 민간(영리보험)에 떠넘긴다는 질책을 받았다.
또 청와대의 보여주기식 정책 홍보를 위해 민간 보험사인 현대해상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많았다.
현대해상이 지난 2월 금감원 보험심사과정에서 보험명칭을 '프렌즈가드상해보험'으로 신고한 것을 금감원이 3월 권고를 통해 '행복지킴이상해보험(4대범죄)'로 변경토록 한 것도 정책 홍보를 위한 노림수가 아니겠냐는 지적이다.
이상규 의원은 "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등을 민간보험상품으로 보장한다는 것은 국가가 담당해야 할 범죄 피해에 대한 책임을 민간에 떠넘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그는 "일명 4대악 보험은 가입계약자가 0건으로 무리한 정부정책 홍보용 전시상품임이 드러났다"며 "당국은 정부정책홍보용 보험 출시를 중단하고 본연의 책무인 금융 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