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반응, 부정적에서 긍정적으로 개선
CEO 리스크 부각시 투자 심리 악화 의견도
경영진 내분 사태를 겪고 있는 KB금융그룹 주가에 대해 증권가 전망이 차츰 나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금융 당국이 임영록 회장에게 3개월 직무 정지의 중징계를 내린 뒤 부정적인 의견들이 쏟아진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24일 현대증권은 KB금융에 대해 매수(BUY)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구경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순이익 추정지가 4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수준이나 업계 중간 수준의 대출 증가세와 적격 대출 위주인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3일 신한금융투자도 KB금융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목표 주가도 이날 종가 대비 20% 높은 4만8000원을 제시했다.
김수현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 우려하는 신임 경영진의 빅 배스(Big Bath) 가능성이 매우 낮다. 하반기에 연간 3.5~4%의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했다. 빅 배스는 경영진이 교체될 때 과거의 부실 자산을 한 회계연도에 한꺼번에 반영해 잠재 부실을 미리 드러내는 회계 방식을 말한다.
신한금융투자의 투자 의견은 증권사 전체와 비교할 때 매우 긍정적인 편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감에 비해 부정적인 의견들 또한 적지 않다.
임영록 회장에 대한 중징계 처분이 내려진 직후인 지난 15일 우리투자증권은 KB금융에 대해 보유(HOLD) 의견으로 하향 조정했다. 증권가에서 보유 의견은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투자 의견을 뜻한다.
최진석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은 수도권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영업이익 구조를 보유하고 있으나 CEO 리스크가 부각되며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과 투자 심리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 주가 역시 직전 대비 6.2% 낮은 4만5000원이며, 최근 6개월 동안 조금씩 하향 조정되고 있다. 전체 증권사의 목표 주가와 비교해도 4.8% 낮다.
동부증권도 KB금융에 대해 보유(HOLD) 의견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병건 애널리스트는 "대출 시장이 회복되고 있지만 경영진 공백의 아쉬움이 더 크게 다가온다"고 평가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2001년 합병 국민은행이 출범한 후 CEO 교체 때마다 KB금융은 안팎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그때마다 시장의 반응과 실적이 모두 좋지 않았다"며 "업종 수익률을 상회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2일 이후 KB금융 주가는 약 1.96% 떨어졌다. 특히 임영록 회장 중징계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15일에는 주가가 무려 5.22% 급락했다.
KB금융의 대출 증가율도 더딘 흐름을 보이고 있다. 3분기 대출 증가율은 직전 분기 대비 1.3%로 소폭 둔화될 전망이다.
한편 KB금융 신임 경영진은 11월 초 이사회를 통해 선임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약 1~2개월의 경영진 공백이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