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는 또 재정경제부와 협의해 시정명령권 도입과 예외인정 조항 신설 등 금산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금감위 윤용로 감독정책 2국장은 2일 "금감위와 증선위 합동간담회를 통해 지난 5월 실시한 금융기관의 금산법 위반여부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적발된 삼성카드와 현대캐피탈 등 10여개 금융회사가 금산법을 위반했다는 데 대해 의견을 모았다"며 "이들에 대해 이달 말까지 시정 및 처리계획을 제출토록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산법은 재벌계열 금융기관이 다른 회사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5% 이상 소유하고 동시에 동일 계열금융기관이 속한 기업집단이 해당 회사를 지배할 경우와 타 회사 주식을 20% 이상 소유할 때는 금융감독당국의 승인을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현행법상 금산법을 위반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금감위가 최고 2000만원 한도 내에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으며 검찰고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러나 신용카드회사나 할부금융사등의 여신금융전문회사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
윤 국장은 "금산법 위반 대상 금융기관 중 시장조성 과정이나 구상권 행사과정에서 금산법을 위반하는 등 부득이 하게 금산법을 위반한 사례가 다수 포함돼 있어 이들의 위반 여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합동간담회를 통해 이들 금융기관이 금산법을 위반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윤 국장은 또 "삼성카드의 경우 정부의 계열분리 명령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에버랜드 지분을 취득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며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윤 국장은 그러나 "삼성카드의 경우를 금산법 위반이 아니라고 인정하면 결국 재벌들이 계열사를 통해 매입한 지분을 계열금융기관에 넘기는 것이 가능해져 금산법 24조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카드와 옛 삼성캐피탈은 지난 1월말 합병인가 전부터 그룹의 지주회사인 에버랜드 지분을 각각 14.0%, 11.6%씩 보유하고 있었으며 합병 법인인 삼성카드도 현재 에버랜드 지분을 25.6% 보유하고 있었지만 금감위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삼성카드는 지난 99년 공정위의 계열분리 명령조치에 따라 에버랜드 지분을 넘겨받게 된 만큼 새로운 지배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지분을 취득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캐피탈의 경우 지난 99년 3월 현대차 등과 기아자동차 지분 인수에 참여해 10%를 취득했지만 승인을 받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