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시행 된 지 10여일지 지났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시장의 반응은 한마디로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기는커녕 거꾸로 가중시키는 법을 만드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으로 요약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무부처인 방통위는 보조금이 단통법 시행 전과 비교하여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적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나 통신사들이 ‘법대로’ 하고 있는데 대해 간섭할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통신사들이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지만, 이참에 방통위를 한 번 길들여 보겠다는 속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리점이나 판매점이 거의 고사 직전임에도 불구하고 통신사들은 단통법을 핑계 삼아 정책 변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소비자와 판매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단통법 시행 전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단말기를 구매하여야하고, 판매점들은 매출이 종전보다 10분에 1로 줄었다고 아우성이다. 통신비 절감이라는 법 도입 목적과는 거꾸로 단말기 구입 가격이 올라간 것은 박효종 방통위 위원장도 시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차별적 보조금 지급 문제'는 단통법을 만들지 않아도 충분히 강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고폰 가입자를 위한 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도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하거나 행정지침만으로도 목적달성이 가능한데 굳이 또 하나의 '법체계'를 만들어 스스로 발목을 잡는 꼴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판매점에서 요금할인을 단말기할인으로 속여 판매하는 행위나 페이백 연계 판매 행위 역시 과태료를 부과해 통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시행 두 주일 만에 이 법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의견 수렴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당국은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문제가 더 확산되기 전에 단통법을 폐지하고 판매점들의 부당영업 행위를 금지하여 소비자 신뢰를 얻도록 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보조금 자율제를 실시하되 하루에도 몇 번씩 변동되는 것을 금지하면 잦은 정책 변동의 폐해는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어정쩡한 블랙리스트 제도도 이번 기회에 전면 개방하여 외산 단말기 등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