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한국 철수설이 불거지자 급히 진화에 나섰다.
15일 씨티은행은 미국 씨티그룹 본사의 입장을 토대로 "한국 소비자 금융사업 중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의 사업을 2015년 1분기부터는 씨티홀딩스로 편입해 보고하고, 시장상황과 감독당국의 승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매각작업을 포함한 전략적인 조치를 2015년까지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미국 씨티그룹 본사가 14일(미국 현지 시간) 2014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규모가 크고 성장성이 높은 시장에 비지니스를 집중하기로 하면서 불거진 은행 등 소매금융 한국 철수설에 대한 해명을 한 것이다.
씨티은행은 "카드사업을 포함한 소매금융과 기업금융 사업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며 "한국은 앞으로도 씨티의 가장 중요한 글로벌 시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하영구 씨티은행장은 14일 공식 사의를 밝히며 KB금융 회장 경선에 배수진을 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바 있다.
누구보다 씨티그룹 본사의 의중을 잘 알고 있었을 그였기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는 말도 나올 법 하다.
하영구 은행장은 전대미문 은행장 5연임을 성공시킨 한국씨티은행의 터주대감이다.
실적이 반토막나고 전체 영업점 190개 중 3분의 1에 가까운 56개 점포의 통합이 이뤄지는 중에도 씨티은행 직원들이 믿었던 것은 13년 은행장의 노하우였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으로 2191억원을 시현했으며, 이는 전년대비 8.1% 감소한 것이다. 지난 2010년 6277억원, 2011년 560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후 2012년 2693억원의 이익에 그쳤다.
오히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부산은행(3186억원), 대구은행(2489억원) 등 지방은행보다도 뒤진다.
올 상반기까지의 성적표만 봐도 전 직원의 15%인 650명의 희망퇴직 등 여파로 2분기에만 74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하 은행장은 올 상반기에만 23억8000만원을 챙겼다. 상반기 근로일수(공휴일을 제외한 122일)로 나누면 1950만원을 하루일당으로 받은 셈이다.
하 은행장의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도전을 보는 씨티은행 직원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한 씨티은행 직원은 "동료 직원들이 떠나고 영업점 3분의 1이 줄었을 때도 베테랑 하 은행장의 노하우를 일단 믿었다"며 "하지만 위기의 상황에서 배를 버리고 가겠다는 선장처럼 씁쓸함이 남는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