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주체 심리개선 등 인하 이유 제시
1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한 10월 기준금리 연 2.00%는 역대 최저금리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2009년 2월 기준금리를 2.00%로 내린 후 2010년 6월까지 17개월간 유지한 바 있는데 4년 4개월만에 다시 역대 최저금리를 기록한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수는 소비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부진했고 경기주체들의 심리도 부분적 개선에 그쳤다"며 "최근의 금융경제 상황과 수정경제전망 등을 검토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금통위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한 명의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동결을 고수했던 것이다.
이 총재는 이번 금리인하가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가계부채만 늘릴 것이라는 지적에 "금리인하 효과는 시차를 두고 나타나며 그 파급효과는 옛날보다는 미약하지만 정책금리 효과는 분명히 있다"며 "가계부채 문제는 금융안정과 직결되는 것이지만 금리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고 밝혔다.
가계부채는 금리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앞으로 금융감독당국과 함께 가계부채 문제를 유심히 보고 정책적 협조를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10월 기준금리 인하의 배경과 관련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및 물가상승압력 둔화, 경제주체 심리 개선을 들었다.
이 총재는 이달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한 3가지 이유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조정되면서 GDP갭 해소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 ▲향후 물가상승 압력이 종전 예상보다 다소 약할 것으로 보는 점 ▲경제주체들의 심리 개선이 미흡해서 성장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점을 들었다.
또한 이 총재는 "이번에 금리결정을 할 때 득실을 따져 보는데 크게 두가지로 경기안정과 금융안정을 고려했다"며 이번 통화정책방향에서 금융안정보다는 경기안정을 중시한 점을 시인했다.
이어 그는 "금융안정은 가계부채와 자본유출일텐데 내외금리차가 줄어들고 동시에 환율도 절하쪽으로 바뀐다면 분명히 자본유출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그 선을 밝히기는 쉽지 않지만 금리상승이 예상되는 시점에 금리를 내렸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과 자금의 변동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다"고 전했다.
더불어 이 총재는 시장과의 소통 문제에 대해 "소통에 관해서는 가장 주된 이유는 경기에 대한 시각이 바뀌었다는 것이며, 경기 예측을 잘못한 것에 대한 반성이기 하지만 불가피한 조치"라며 "경제 모멘텀을 살리려면 인하시점이 지금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한은이 경제주체의 심리 개선과 경기안정 지원이라는 방향을 위해 역대 최저금리로의 인하를 결정한데 대해 일부 정치권 등에서는 '정부 압력에 굴복한 투항이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금리인하 결정 이후 "한은이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금리로 내렸다"며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가 자신들의 정책 판단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정부 압력에 굴복한 투항인지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그는 "기준금리는 경기하강기에 인하했다가 경기 저점을 통과한 이후 상승 국면에 인상해 왔다"며 "한은이 역대 최저금리를 선택한 것이 자체적인 판단이라면 현재 경기 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준하는 경기 하강기에 들어서는 것인지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