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 반환 거부 금액 6070억…소비자 피해
누구나 한번쯤 할 수 있는 송금 실수. 하지만 은행 시스템상 문제로 돈의 주인이 돈을 못 돌려받게 되는 경우가 많아 수년 동안 지적이 제기돼 왔다.
길을 가다 주운 돈을 임의로 사용하면 법상 횡령죄가 적용되지만 은행거래의 경우 잘못 송금 받은 계좌 주인이 잠적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으면 돈을 인출하기 전까지 찾을 방법이 없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타행으로 착오 송금된 금액이 2009년 3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2000억원으로 1조원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또 올해 6월까지 2조1000억원 발생해 최근 5년 반 사이 총 21조6107억원의 돈이 잘못 송금됐다.
문제는 계좌의 주인이 이를 돌려줄 의사가 없을 경우 소송을 통해서만 환급이 가능하다는 점. 거액의 경우 소송이 불가피하지만 소액의 착오 송금액을 찾기 위해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임의 반환 거부 금액도 6070억원에 달한다. 수취인이 반환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으며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휴면계좌나 압류계좌인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김종훈 의원은 "일본에서는 은행 실무 차원에서 송금을 취소할 수 있는 '조환(組還)제도'가 운영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조환의 법적 성격은 송금 의뢰인과 송금 은행 사이의 위임 계약을 해제하는 것이며, 수취 은행이 수취인 계좌에 입금 처리를 완료하기 전까지 언제라도 해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잘못 송금된 금액이 있는 사실을 안 경우 이를 은행에 신속하게 고지하고 착오 송금인에게 회복되도록 할 신의칙상 의무가 있음을 확인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가 가능하다"며 "이것이 법적 의무를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수취인에게 잘못 송금된 돈의 회복에 협조할 의무를 확인시키고 임의 소비를 자제하도록 심리적 강제를 부여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