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FOMC 결과 우려…채권시장은 비교적 양호할 전망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내년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놓았다. 미국의 유동성 확장 정책인 양적 완화가 종료되고 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주식시장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지난해 이미 주식시장 조정이 충분히 이뤄진 만큼 큰 충격은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무엇보다 회사채 시장에 대한 전망은 크게 어둡지 않다.
29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은행회관에서 '경제·금융 동향과 전망' 주제의 세미나를 열고 경제 및 금융시장에 대한 전문가 토론을 진행했다.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시장 환경 변화와 전망'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
송 연구위원은 "조선사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고 추가로 등급 하락할 가능성이 많이 제기됐다. 건설업도 주택경기가 반등하지만 재무 건전성에 대해 취약하다는 의견이 많이 있다"며 "이들 기업은 자산 매각 및 사업 정리, 구조조정을 해야 실적 개선이 본격 이뤄질텐데 어려움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파생상품시장의 경우 장내거래, 장외거래 모두 줄었고, 장외거래 같은 경우 늘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많이 늘지 않았다"며 "당국의 제도 확산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 연구위원은 "주가와 금리, 환율의 변동성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 확대될 것이다. 통화정책의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을 두고 여러 의견이 존재한다"며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에서도 시장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오는 30일 미국 통화정책 회의(FOMC)의 결과에 의해 시장이 받을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동훈 금융위원회 금융시장분석과장은 "사실상 양적완화가 종료되는 날인데 작년 5월 시장 충격 이후 주가가 20일 만에 220포인트 빠졌고 해외 자금이 4조5000억원 유출됐다. 하지만 1년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보면 매달 850달러의 양적완화가 축소된 것에 비해 나름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이 과장은 "금리를 인상하는 타이밍이 논의되는 시점에서 더 큰 외부 충격이 올 수 있다. 이는 어느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며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이고 당국 입장에서 쉽지 않은 여건에 직면해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과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 상황을 보면 성장률은 싱글A 수준인 반면에 경상수지와 외환보유고는 더블A, 트리플A 수준으로 높이 평가되는 측면이 있다. GDP 대비 재정 숫자가 급격하게 나빠지거나 원화 약세 흐름이 장기적으로 지속되지 않는 한 채권에서의 자금 흐름이 악화될 개연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김진명 기획재정부 자금시장과장은 "한국은행이 예상한 것보다 저물가가 장기화되면서 기준금리 변화나 인상이 없을 걸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또 "채권시장의 경우에는 외국 수요가 탄탄한 편이다. 안정적인 외국계 중앙은행, 국부펀드 위주로 들어와 있는데 이들의 투자 목적이 큰 이득을 취하는 게 아니라 통화 다변화이고 비중이 달러, 유로, 엔화 다음 우리는 미미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전략을 바꿀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송기석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리서치 헤드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시장 활성화 이슈가 제기됐는데 올해 주식시장 퍼포먼스를 볼 때 우리나라가 아시아 전체에서 가장 낮은 숫자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우리 경제 상황이 가장 나빠서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이란 소란함 속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곳인데 금융시장 참여자들, 즉 정부와 금융회사, 개인투자자들이 이기적인 행동에 바탕을 둔 이익 창출을 얼마큼 용인하려 하느냐 하는 것이 결국 우리 금융시장 사이즈 자체를 축소시킨 게 아닌가. 이것이 시장을 활성화하는데 걸림돌로 남아 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