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직거래시장 열고 무역 결제 활성화"
전 세계적으로 중국의 위안화 금융거래 및 무역 결제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인접한 지리적 조건과 활발한 무역 거래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위안화 시장은 미흡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위안화 무역 결제 규모는 3조100억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약 520조원. 한국의 대중 무역 규모는 2290억달러(약 242조원)이다.
31일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설하고 기관투자자의 중국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위안화 무역 결제를 활성화한다고 밝혔다.
은행 간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은 다음 달 중 시범 거래를 거쳐 오는 12월에 개설될 예정이다. 원·달러 시장과 동일하게 거래의 안정성과 편의성을 확보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국거래소는 채권거래 시스템에 위안화 표시 채권을 상장·거래 가능하도록 구축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달러화, 유로화, 엔화 표시 채권만 상장·거래가 가능했다.
또한 시장조성자(market maker) 제도를 도입해 장중 연속적으로 매입·매도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가격 형성을 주도하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 다음 달 초 신청 은행 중 10개 안팎을 선정한다.
위안화 청산은행인 교통은행(Bank of Communications) 서울지점은 지난 30일 청산 업무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
정부는 또 한국 금융회사가 위원화 적격 해외 기관투자자(RQFII) 자격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지원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가 금융회사의 자산 운용 능력을 심사하며 우리 정부의 확인서 발급 요청 시 즉시 지원한다는 계획. 지난 22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자격을 획득했다.
공모펀드의 경우 중국 국채에 대한 편입 한도를 현행 10%에서 OECD 가입국 국채 수준인 30%로 확대 검토한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삼성·현대·KDB대우·우리투자·한국투자증권)도 외화 대출 및 외화 환매 조건부 채권(RP) 거래를 허용한다.
아울러 달러화 위주의 무역 결제를 완화해, 위안화 무역 결제를 활성화한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중국과의 협조 하에 무역 결제 시 위안화 통화를 점진적으로 활용해나갈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위안화 통화로 수출대금을 결제하면 단기수출보험 한도를 우대하는 방법 등이 검토되고 있다.
최지영 기획재정부 외환제도과장은 "양국 간 합의는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공통의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우리 입장에서는 금융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대외 안정성을 제고하는 것이 가능하며, 중국 입장에서는 위안화 국제화의 정책 방향에 부합할 뿐 아니라 자국 기업과 금융기관에 유리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며 이번 정책의 배경을 설명했다.
현지은 금융위원회 글로벌금융과 사무관은 "그동안 우리 금융회사들이 중국에 투자할 때 홍콩을 통하거나 매우 제한적으로 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투자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공모펀드를 만들 경우 일반투자자의 간접투자도 활발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