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제2금융권 등 소수지분 인수 검토
정부는 경영권지분, 소수지분 전환에 난색
정부가 우리은행 예비입찰에 실패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향후 경영권 지분 매각 대신 소수 지분 매각 방안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당초 예금보험공사의 우리은행 지분 56.97% 중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 30%를 일반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고, 차익 목적의 일반투자자들을 위해 지분 26.97%를 0.5~10% 안에서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팔 예정이었다.
경영권을 원하는 인수 희망자뿐 아니라 투자차익을 노리는 재무적 투자자까지 끌어들여 매각 성공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이었다.
소수 지분 매각은 가격 부담이 작아 과정이 비교적 수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이마저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주요 인수 후보군으로 기대를 모아온 미국인이 금융위 규정상 제외되며 국내에서는 일부 연기금과 해외 사모펀드, 제2금융권 2~3곳이 소수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다.
또 우리은행은 이날 자사주 2700만주, 발행 주식의 4%에 대해 청약을 모집한 결과, 임직원 1만3000명이 참여했다. 금액으로는 3000억원 가량이다.
오는 12월 4일 낙찰자를 발표한 후 낙찰자들은 8일까지 납입금을 내고 내년 12월 8일까지 1년 동안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소수 지분 매각이 일부 성과를 내더라도, 우리은행 민영화는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금융권에서는 당초 경영권 매각이 어려운 조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의 명분을 지키기 위해 시간을 끌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적자금 투입을 위해 예금보험공사가 발행한 채권의 이자는 한 해 약 2000억원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경영권 지분 매각에 실패한 이상 이를 다시 시도하거나 소수 지분 매각으로 전체 전환하는 것은 어려워보인다"고 전망했다.
만일 경영권 지분 매각을 소수 지분 입찰로 전환할 경우, 강력한 투자 유인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존 정부는 1주당 0.5주씩 추가 매입권을 부여하는 콜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
변제호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 운용기획팀장은 "분산형 매각에 무게를 두면 지배구조가 취약해질 위험이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할 장치가 필요하다"며 "주인이 없더라도 주인이 있는 것처럼 책임경영이 가능한 은행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