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에 직접투자를 허용하는 후강퉁 제도가 시행 한 달을 넘겼으나 국내증시의 자금 이탈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글로벌 투자자금이 중국증시에 대거 유입될 것으로 우려가 제기됐지만, 과거에도 기관투자자의 투자 문이 열려 있던 만큼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중국 개방 정책의 간판, '후강퉁'이란= G2로 불리며 세계 자본시장에서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지난 11월 17일 개방 정책의 일환으로 후강퉁을 시행하자 국내 금융시장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중국으로 대규모 투자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후강퉁이란 홍콩(해외투자자 포함) 및 중국 본토의 기관·개인투자자가 상해와 홍콩증시 주식을 상호 교차 매매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중국 주식(상해 A주)을 매매하는 '후구퉁'과 상해에서 홍콩 주식(H주)을 매매하는 '강구퉁'으로 구분된다.
지난 15일 기준 후강퉁 시행 이후 한 달 간 13개 증권사를 통해 총 3126억원, 일평균 149억원의 거래가 이뤄졌다. 삼성증권이 전체 실적의 절반이 넘는 1814억원(58.0%)을 기록했으며 유안타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중국 시총 100위 내 금융·자동차·제약 업종 등에 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개 종목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28.7%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금융권에서는 '국내 투자금이 모두 중국으로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증폭됐다.
하지만 16일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후강퉁 시행이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증시 일평균 거래량은 약 6조원. 후강퉁 시행 후 중국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49억원으로 기존 거래량의 0.2%에 불과하다.
□ 기관투자자는 이미 대(對) 중국 투자 가능해···관심 시들= 금감원은 기관투자자에는 후강퉁 이전부터 중국 주식 투자의 문이 열려있었기 때문에 자금 이탈 규모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지난 한 달 동안 외국인 개인투자자는 국내증시에서 347억원(일평균 16억5000만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을 뿐이다. 이 중 30.5%가 중국인이다.
박종길 금감원 금융투자감독국 팀장은 "후강퉁 시행 첫날에는 관심이 뜨거웠지만 이후 한도소진율이 24.5%에 그치는 등 관심은 크게 감소했다"며 "금감원은 국내· 투자자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투자 규제도 있다. 기관 및 개인투자자 모두 상해 A주 568개 종목에 일일 130억 위안(약 2조원) 한도 내에서 투자가 가능하다. 자격 폭이 넓은 만큼 공매도를 허용하지 않으며 종목별 외국인 지분 제한이라는 제한이 붙었다. 종목별 외국인 투자 한도는 30%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