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내기 싫어하는 세금을 피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입니다.
이때문에 일부 식당이나 상점에서는 신용카드 결제를 피하고 현금결제를 선호하기도 하구요. 물론 현재는 신용카드 보급이 확대되면서 이런 모습들이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인건비의 경우에도 이런 경우가 있는듯 합니다. 이를 장부상에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고 해서 '부외인건비'라고 하는데요. 부외인건비라 할지라도 인건비로 사용했다는 기록만 존재한다면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록이 없다면 소득을 탈루한 것이 돼 세금을 토해내야겠죠.
최근 자신이 탈루한 매출액을 '부외인건비'라고 주장하며 필요경비로 인정해달라는 불복청구에 대한 조세심판원의 결정이 나와 눈길을 끕니다. 과연 심판원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요.
□ "인건비가 부담돼서 그만…" = A씨는 여성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사업가이고, 그의 형 B씨도 멀티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과세관청은 A씨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B씨 명의의 의류매장의 실사업자가 A씨라는 판단을 내리고 A씨와 B씨 사업장에서 발생한 매출누락분에 대한 세금을 납부불성실가산세와 함께 A씨에게 부과했습니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A씨는 조세심판원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는데요.
A씨의 주장은 매출누락액이 실은 부외인건비임으로 이를 필요경비로 인정해달라는 것과 납부불성실가산세를 산정할 때 B씨가 이미 낸 부분은 차감하고 산정해야 한다는 것 두 가지였습니다.
A씨는 "과세관청이 매출누락분으로 보는 금액은 사실 직원들의 계좌로 이체된 부외인건비"라며 "인건비를 신고누락한 이유는 일부 직원들이 근로소득세원천징수나 4대 보험을 징수하면 퇴사하겠다고 하고, 징수하더라도 순소득으로 급여를 맞춰달라고 요구해 인건비 부담으로 매출을 누락했던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과세관청이 실제 조사를 나왔을 때는 판매사원 1명만 근무하고 있어 이를 인건비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하지만 정상영업을 위해서는 4~5명이 필요하다"며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및 4대 보험신고를 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조사 당시 출근중이었던 직원들이 매장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더불어 "과세관청이 부과한 납부불성실가산세는 B씨가 이미 납부한 종합소득세를 차감하지 않고 계산한 것"이라며 "두 사업장의 매출을 합산해 납부불성실가산세를 산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과세관청은 두 사업장의 근무인원은 판매사원 1명 외에는 불필요하기 때문에 매출누락분을 부외인건비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두 사업장의 실사업자인 A씨가 납세의무자이므로 두 사업장의 소득을 합산해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매기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과세관청은 "실제 조사 당시 두 사업장에는 판매사원 1명만이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A씨는 조사 당시에는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으며, B씨의 경우 재직증명서 및 지급명세서 등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다른 직원들이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있다면 누가 어떤 사업장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비록 B씨가 세금을 납부했더라도 실질과세의 원칙상 종합소득세 납세의무자는 A씨"라며 "B씨가 납부한 세금을 공제하지 않고 납부불성실가산세를 산정한 것은 합당하다"고 밝혔습니다.
□ 심판원 "부외인건비로 인정할 수 없다" = 심판원은 "부외인건비로 인정해달라"는 A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타당하지 않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심판원은 "매출누락분을 부외인건비로 인정해 필요경비로 해야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납세의무자가 주장을 입증해야 한다"며 "직원들에 대한 인적사항을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미루어봤을 때 두 사업장의 매출누락분을 부외인건비로 인정해야한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못박았습니다.
하지만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다시 산정해야한다는 A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B씨가 납부한 세액을 기납부세액으로 공제해 납부불성실가산세를 산정해야한다고 A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심판원은 "현행법에서는 명의위장임이 확인돼 실질소득자에게 과세할 때는 당초 신고한 명의자의 소득금액을 결정취소해 발생하는 환급세액을 실질소득자의 기납부세액으로 공제한다"며 "마찬가지로 B씨 명의로 기납부한 세액을 차감해 납부불성실가산세를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전했습니다.
[참고심판례 : 조심2014서02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