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투자할 업종(섹터)과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 이를테면 '전자업종 중 삼성전자 주식을 산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주식 초보인 우 대리가 '어떻게' 뜨는 업종과 뜨는 종목을 고를 수 있을까.
거래소에 상장된 회사 목록을 나열해 놓고 다트 던지기를 하거나 지인의 카더라 통신을 믿고 섹터와 종목을 고를 수도 있다. 다트 던지기의 이점은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운이 따라준다면 오를만한 주식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로또에 당첨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인 것처럼 성공 일로에 오르기 어렵고, 불안한 마음에 하루하루 피가 마를 것이다.
비전문가에게 투자 정보를 얻는 '카더라 통신'도 마찬가지다. 정보를 얻는 주체는 사돈의 팔촌일 수도 있고, 버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일 수도 있다. 물론 사돈의 팔촌이 A회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내부자여서 비밀 정보를 알고 있을 수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A회사 내부에서 근거 없는 소문이 돌 수 있고, A회사의 주가를 올리기 위해 일부러 소문을 퍼트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방법은 조금 더 진화된 방법이다. 증권 관련 뉴스나 방송을 보고 섹터나 종목을 결정한다. 이로써 초보 투자자는 잘 정리된 매수·매도 의견(우리나라 증권사에서는 매도 의견을 주로 '보유'라고 표현한다)과 추천 이유, 목표주가(TP)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투자 방식에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신문이나 방송을 접한 수백만명의 투자자들이 같은 종목을 추천 받고, 그 종목을 매수할 것이다. 족집게 전문가가 추천한 종목이라도 수백만명이 동시에 산다면 혹은 동시에 판다면 주가는 폭등·폭락할 것이다. 또 전문가는 해당 종목에 대한 추천 의견이 바뀌더라도 번복할 수 없다. 초보 투자자는 전문가의 추천을 믿고 B종목을 매수했다가 그 종목을 천년만년 보유하고 있을 수가 없다.
시스템 매매나 주식 투자 파트너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증권사 시스템이 자동으로 주식을 매매하도록 설정하거나 주식 파트너에게 맡기면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알아서 돈을 굴려준다. 종목 변경 등 투자 전반을 시스템이나 전문가가 결정하고, 수익률을 관리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투자자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렵고, 수수료가 들어간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주식 투자 시 가장 좋은 방법은 투자자 스스로 '내가 좋아하는 분야, 친숙한 장소'를 유심히 살펴보고 관련 기업에 주식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다.
우 대리를 예로 들어보자. 혼자 사는 우 대리는 식료품 등 구입을 위해 최소 일주일에 두 번씩 대형마트에 간다.
유제품 코너에 가보니 1리터(L) 우유가 두 팩씩 묶여 세일을 하고 있다. 판매 직원에게 물어보니 "원유 물동량이 많아 ○○유업, △△우유 등 다수의 기업이 할인 중이다"라는 대답을 들었다. 반면 김 값은 30%나 올랐다.
수온이 높아 김이 녹은 데다 해저에 깔린 영양분이 김이 자라는 곳까지 올라오지 못해 김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우 대리는 올해 우유 생산업체의 수익이 줄고, 직거래로 김 생산량을 확보한 유통업체가 소비자의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입사 6년차 우 대리는 또 최근 차를 사기로 마음 먹었다. 2000만원 전후반대의 국내 소형 SUV 모델을 알아보니 쌍용자동차가 지난 13일 티볼리를 내놓으면서 르노삼성의 QM3, 쉐보레의 트랙스, 기아자동차의 쏘울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우 대리는 르노삼성, 쉐보레,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매장에서 시승을 통해 각 차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고, 자동차 관련 기사를 통해 SUV 소비자의 호응도를 알아보고 있다. 물론 지인들에게 의견을 구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어떤 회사가 SUV 경쟁에서 승리할까. 만일 우 대리가 자동차를 구매하고 그 회사의 주식까지 매수했다면, 승리의 기쁨은 주가에 반영될 것이다.
주식 초보 투자자들은 우 대리처럼 생활 속에서 주식 트렌드를 찾아보자. 내 발길이 닿는 곳 모두가 주식 트렌드를 담고 있다. 내일 조명 가게에 가기로 했다면 매장에서 어떤 회사의 제품이 가장 잘 팔리는 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지 살펴보자. 길거리를 지나다가 똑같은 상호의 커피숍이 자주 눈에 띈다면 매장 안에 얼마나 많은 고객이 있는지 유심히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