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증권사인 NH투자증권이 2014년도 부진한 실적을 냈다. 우리투자증권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구조조정 비용 등 지출이 늘면서 영업이익을 까먹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31일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해 탄생한 NH투자증권은 자산 42조6021억원으로 국내 1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영업이익은 5위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농협금융지주는 NH투자증권이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이익 1254억70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460%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매출액은 연결 기준 4조8274억1000만원, 당기순이익은 812억7000만원이다.
금융투자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407.87로 기준인 100%를 상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기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16개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은 KDB대우증권(2698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2051억원), 삼성증권(1667억원), 메리츠종금증권(1443억원)이 뒤를 이었고, NH투자증권은 5위에 그쳤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국내 5위에 머문 것은 지출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와 관련한 염가매수차익(3655억원)이 발생했고, 희망퇴직 명목으로 90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했다.
염가매수차익은 인수 대가보다 피인수법인의 순자산 공정가치 중 지분율 해당 금액이 클 경우 발생하며, 당기손익으로 인식된다.
이 밖에 지난해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개별 회사였고, 소멸법인인 NH농협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2월 31일 하루분만 포함된 것도 영업이익을 축소시켰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작년에는 NH농협증권의 이익이 12월 31일 하루분만 들어간 데다 희망퇴직 신청자가 의외로 많아 구조조정 비용이 나갔다. 농협증권에 대한 수익은 반영이 안 돼 (영업이익이) 2000억원 이상 낮아졌다"며 "올해에는 우리투자증권이 범 농협의 자회사로 편입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