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와 병역기피 의혹과 부동산 투기 의혹, 언론외압 논란 등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 김용진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통렬한 반성", "송구", "대오각성", "부덕의 소치"를 거듭 반복하며 납작 엎드렸다.
여당 원내대표로 의원들을 장악,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서도 야당과의 조율에 앞장섰던 이 후보자의 당당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논문표절, 자신과 차남의 병역기피 의혹, 부동산 투기 의혹에 이어 언론 외압 논란까지. 국민 여론이 차갑게 돌아서자, 소견 발표부터 '반성'의 연속이었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 등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부족함을 통감하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들께 송구스럽다는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 이완구 거듭 '사과'…여야 녹취파일 공개로 설전 끝 정회 = 특히 이 후보자는 언론외압 의혹에 대한 국민적 비판에 직면한 것을 의식하며 "특히 청문회 준비과정에서 언론인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해 깊이 사죄의 말씀 올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 후보는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총리 후보자로 이 자리에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섰다"며 그동안 청문회 준비과정에서 제 자신이 왜소하고 문제점이 많은 모습을 보면서 새삼 놀랐다. 통렬히 반성한다"고 또 사과했다.
이후, 자신과 차남의 병역기피 의혹에 대한 추궁에서도 "저의 신체적 결함이나, 제 자식의 신체적 결함 때문에 군복무를 못해 죄송스럽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이에 새누리당은 전임 원내 수장이었던 이 후보자를 적극 엄호했다.
특히 언론외압 논란에 대해 '부적절한 녹취'임을 강조하며 해당 언론사가 취재윤리에 어긋났다고 시인한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야당은 '국민의 알권리'를 내세웠고 언론노조 등 언론시민 단체에서 이 후보자 사퇴를 주장한 것을 강조했다.
특히 여야는 이날 언론 외압 관련 녹취파일 음성공개를 두고 기 싸움을 거듭해 오후 속개된 인사청문회가 1시간도 안 돼 파행을 빚기도 했다.
여야는 설전 끝에 정회를 하고 파일 공개 여부를 위해 논의에 나섰지만 새누리당이 반대를 하면서 끝내 새정치연합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논란이 되는 부분을 전격 공개해 파문은 더 커질 전망이다.
□ 야, '언론외압' 녹취파일 공개…여 "유감" 반발 = 새정치연합이 공개한 녹취내용에는 이 후보자가 함께 식사하는 기자들에게 "...언론인들, 내가 대학 총장도 만들어 주고 나, 언론인...지금 이래 살아요. 40년 된 인연으로 이렇게 삽니다. 언론인 대 공직자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인간적으로 친하게 되니까...내 친구도 대학 만든 놈들 있으니까 교수도 만들어 주고 총장도 만들어 주고..."라고 말했다.
또 김영란법과 관련해선 "기자들이 초비상이다. 이번에 내가 지금 막고 있잖아. 욕먹어가면서. (이젠) 내 가만히 있으려고 해....여러분들도 한 번 보지도 못한 친척들 때문에 검경에 붙잡혀가서...당해봐"라고 말해 언론인 인사개입 및 협박성 발언 논란이 더욱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정회된 후, 1시간 반이 지나서야 속개된 청문회에서 여당 간사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청문회 질의 시간에 충분히 검증 가능한 것을 나가서 공개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반발했다.
이 후보자는 "정말 송구스럽다. 정회까지 되고 드릴 말씀이 없다. 편히 만나는 기자들과 1시간 반 동안 이것저것 이야기했다"며 "그 전날 제 생각과 다른 기사가 나서 흥분한 것 같다. 의도를 갖고 이야기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 이완구, 땅 투기 의혹 전면부인 "집 한 채 있는 사람"= 한편, 이 후보자는 경기도 분당 대장동 땅 투기 및 편법 증여 의혹과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 '딱지'매입 등 투기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이 후보자는 "주거 목적 외 부동산, 주택을 가진 적이 있느냐"는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의 질의에 "없다"면서 "(타워팰리스를) 사서 6개월 정도 살았는데 지역구 신문에서 갑자기 타워팰리스의 가격이 폭등하니까 대단히 비판하는 기사가 나왔다. 다음 해에 선거가 있어서 너무 당황스러워 빨리 처분하고 나왔다"고 해명했다.
그는 "40년 전 결혼과 동시에 아버님이 강남에 30평 아파트를 사주셨다"며 "결혼 동안 6번 이사했고, 조금씩 근검절약해서 옮겼는데 집 한 채 있는 사람이 무슨 투기를 하겠느냐"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