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7일 청와대에서 첫 회동을 가졌다. (사진 = 청와대)
◈ 朴 대통령 "순방 결과 결실 맺도록 도와 달라"…文 "총체적 위기, 정책 전환해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17일 청와대 회동은 처음부터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이날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만난 세 사람은 회담 초반 중동순방에 대한 인사와 격려, 문 대표의 취임을 축하하는 등 덕담이 오갔지만 그리 길지 않았다.
문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먼저 "오랜만에 뵙는다. 순방 뒤라 피곤하실 텐데 이렇게 또…"라며 초청에 감사의 뜻을 전했고, 박 대통령은 "아직 시차 때문에 (피곤하기는 하지만), 열심히 행사를 다니면서 극복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문 대표님 취임 이후에 정식으로 뵙는 게 처음이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고 인사를 한 후, 중동 순방 결과를 설명하며 '경제 대도약'을 이끌어줄 것을 야야 대표에게 협조를 요구했다.
이에 문 대표는 "대통령의 이번 중동 순방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 당이 협조할 것이 있으면 협조하겠다"고 화답한 후, 곧바로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문 대표의 원고에는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날선 비판들이 담겨 있었다.
지난 2012년 대선 토론회에서 만난 후 27개월 만에 만난 두 사람은 '경제'를 강조하면서 방점은 크게 달랐다.
문 대표는 "그동안 대통령께서 민생을 살리기 위해 노심초사하셨지만 정부의 경제정책은 국민의 삶을 해결하는데 실패했다”며 "총체적인 위기다. 이런 식으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경제정책을 대전환해서 이제 소득주도 성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민주화와 복지공약은 파기됐고 오히려 재벌과 수출대기업 중심의 낡은 성장정책이 이어졌다"면서 전월세값 폭등과 최저임금 인상 문제 등을 질타했다.
소득주도 성장론을 거듭 강조하며 ▲최저임금 대폭 인상 ▲공평하고 정의로운 조세체계 구축 ▲세입자 주거난 해결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특단의 대책 마련 등 4대 민생과제 해결로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첫 만남부터 강한 어조로 정부를 비판하는 문 대표의 발언을 메모하면서도 가계 부채 문제와 공약파기 내용을 지적할 때는 문 대표의 얼굴을 쳐다보기도 했다.
모두발언에 나선 새누리당 김 대표는 딱딱해진 분위기를 풀려는 듯 '상생'과 '대화'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오늘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 문 대표는 이전에 민정수석을 하면서 4년이나 청와대에 계셨는데 국정의 넓고 깊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다 못한 개혁이 있으면 같이 완성할 수 있도록 서로 협조하길 바란다"며 "이번 좋은 만남을 통해 상생 정치를 이뤄내고 경제위기를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내년 총선 앞두고 정개특위 구성, 선수·지역·성별 안배
선거구 재확정과 선거제대 개편 등을 다룰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가 드디어 구성됐다. 위원장에는 4선에 이병석 전 부의장이 임명됐다. 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주례회동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의원들의 '생사여탈권'을 조정하는 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여야는 선수와 지역, 성별을 고루 안배했다.
새누리당 간사에는 재선인 강원 속초고성양양을 지역구로 둔 정문헌 의원이, 야당 간사는 재선인 경기 성남 수정구의 새정치연합 김태년 의원이 맡았다.
새누리당은 초선의 김회선(서울 서초구갑), 김명연(경기 안산 단원갑), 경대수(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군), 박대동(초선, 울산북구), 김상훈(초선, 대구 서구) 의원과 재선의 박민식(부산 북구강서구갑), 여상규(경남 사천시남해군하동군) 의원, 비례대표인 민현주 의원 등 8명을 위원으로 내정했다.
새정치연합은 3선급 의원들을 전진 배치했다. 전 원내대표였던 박영선(서울 구로을)의원과 유인태(도봉을) 의원을 내정했다. 또한 재선의 백재현(경기 광명갑), 김상희(경기 부천소사) 의원, 초선인 신정훈(전남 나주화순), 김윤덕(전북 전주완산갑), 박범계(대전 서구을) 의원, 비례대표인 김기식 의원을 임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