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은 앞치마 경쟁?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재보선 승리를 위한 앞치마 경쟁이 눈에 띈다. 김 대표는 지난 31일 '새줌마, 우리 동네를 부탁해'라는 슬로건을 내건 공약발표회에서 빨간 두건과 앞치마를 두르며 쑥스러워하고 있다. 문 대표는 같은 날 재보선 지역인 인천 서구 검단노인회관을 찾아 앞치마를 두르고 배식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 = 각 당 홈페이지)
여 '지역 퍼주기-정책실기' VS 야 '경제심판-내부경쟁'
4·29 재·보궐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게 되면서 여야의 선거 전략도 가시화 되고 있다.
재보선 지역은 서울 관악을과 경기 성남중원, 광주 서을, 인천 서구강화을 4곳으로 비교적 작은 규모이지만 내년 총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치러지는 직전 선거여서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 與 예산폭탄·자리 약속…'지역 퍼주기' VS 야 '朴정부 경제심판' = 새누리당은 '새줌마(새누리당 아줌마), 우리 동네를 부탁해'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철저히 재보선 지역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공약을 내세웠다. 지도부는 이른바 '지역일꾼론'을 내세워 예산폭탄과 '자리'까지 보장하면서 퍼주기에 올인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관악을의 오신환 후보를 띄우기 위해 유승민 원내대표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자리를 보장해 지역 예산 챙기기를 약속했고, 김무성 대표는 관악을 숙원사업인 41년 된 아파트 재건축을 담은 '오신환 특별법'을 내걸었다.
광주 서을에 출마한 정승 후보에게는 '최고위원' 자리와 "획기적인 예산지원"을 약속했고, 경기 성남중원에 출마한 신상진 후보를 위해 위례 신도시와 연결되는 도시철도 사업과 관련 예산을 책임질 것을 장담했다. 이는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이정현(전남 순천·곡성) 최고위원이 '예산폭탄론'을 내세우고 당선된 사례를 다시 전략으로 내세운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국민의 지갑을 지키겠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공약집을 발표했다.
'서민증세'로 대변된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을 심판하며 '경제정당'으로서의 면모를 세우겠다는 전략이다. 공약집에는 ▲일자리 창출·임금 증가 등을 통한 소득주도 성장 ▲부자감세 철회 및 법인세 정상화를 통한 조세정의 실현 ▲일자리형 복지확충 등 3대 정책을 담았다.
세부 공약으로 내건 '10대 약속'에는 최저임금의 하한선을 노동자 평균 임금의 50% 선인 시간당 8천원으로 법제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전·월세난 해소를 위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도입, 장기공공임대주택 비율 10%(현 4.7%) 상향 조정 국공립어린이집 매년 600개 확충 어린이집 CCTV 의무화 등이다.
당 관계자는 "박근혜정부의 경제무능을 심판하고 우리가 내세운 '유능한 경제정당'으로서의 기본 정책을 내세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 새정치 정동영·천정배 출마에 '이중고' =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여당보다 야권 내부 경쟁이 더 치열해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동영 전 상임고문이 서울 관악을,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광구 서을에 탈당해 각각 출마하면서 야당 텃밭이자 새정치연합의 자존심인 이 지역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새누리당은 어부지리 '승리'를 기대하고 있고, 새정치연합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전략 짜기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두 지역 모두 전통적 지지층이라 할 수 있는 호남 출신의 중장년층과 조직들이 다수를 차지해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급선무다.
문재인 대표는 2일 만찬을 겸해 전·현직 지도부와 원탁회의를 열어 선거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계파 간 충돌이 잦은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이들 수장들의 협조가 없이는 선거 승리가 요원하다는 점에서 동교동계와 함께 문 대표가 거듭 선거 지원을 읍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한길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등은 불참의사를 밝혔고, 동교동계 인사들 역시 '호남 홀대론'과 친노에 대한 반감이 섞여 선거지원에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있다.
당 최고위 관계자는 "지금 상황이 답답한 건 사실"이라며 "두 지역이 호남 유권자들이 많은 지역이라 박지원 전 원내대표나 동교동계 인사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당을 위해 협조를 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그나마 인천 서구 강화을의 신동근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펼쳐 고무된 분위기다.
이에 당은 문 대표의 부인인 김정숙씨와 인재근 의원이 강화도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신 후보의 아내와 함께 '강화댁 3인방'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 與 어부지리 '승리'(?) 연말정산 결과 후폭풍 경계 = 어부지리 '승리'를 기대하는 여당이라고 해서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논란이 됐던 연말정산 환급액 결과가 4월 중에 발표될 것으로 보여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세금폭탄'으로 국민적 비난을 받았던 연말정산 논란과 관련, 환급액 결과분석이 이르면 다음 주 중 발표될 것으로 보여 새누리당은 다시 이슈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야당이 연일 날선 비판을 하고 있는 경남도의 무상급식 중단에 대해서도 여당에서는 대응을 일절 자제하고 있다. 이 역시 재보선 이슈가 될 것을 우려해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로서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 원내대표는 논란이 된 연말정산과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 급식 중단으로 촉발된 무상보육 정책에 대한 당의 입장 정리를 4월 국회 이후 5월로 미룬 상태다.
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결과가 나오면 이제 정확하게 중·저 소득층의 환급액과 반납액 수준이 나오는데 야당은 그걸로 공세를 펼칠 테니 아무래도 영향을 받지 않겠나"라면서도 "그래도 선거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