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조사위 독립성 훼손…여야, 세월호 '인양' 촉구 한목소리
4·16 세월호참사 1주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정부의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여당에서조차 '당과 논의되지 않은 결정'이라며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을 수정 권고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과 야당은 시행령 '철회'를 주장하고 있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정부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은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담보할 수 없게 했다는 지적이다. 4·16 세월호 참사 특별진상조사위원회 이석태 위원장마저 "정부안대로라면 특위는 허수아비가 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시행령안은 특위의 독립성 훼손과 진상규명 조사 인원 축소, 범위 제한 등 문제점을 안고 있다.
여당 추천 상임위원인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 밑에 기획조정실장을 두도록 되어 있는데 이를 정부에서 파견한 공무원이 맡도록 해 독립성 훼손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서 문제가 됐던 정부의 늑장대응과 무능력한 대처 등을 밝히는 진상조사에서 공무원 자신들이 스스로를 조사하게 되어 고양이에 생산 가게를 맡기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진상규명의 범위를 '세월호 참사의 원인규명에 대한 정부 조사결과의 분석 및 조사'로 한정했다. 이는 정부조사 결과에 대한 검증만을 허용한 것이어서 세월호 참사 원인과 정부의 구조과정에서 있었던 문제점을 조사하는 것을 제한한다.
인력 규모를 120명에서 90명으로 축소한 것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전체 인력 중 공무원을 민간인보다 많이 두도록 한 것도 특위 독립성을 해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3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공무원들의 조사 권한이 너무 강해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우려 등에 대해서는 유족 의견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에 부분적 수정을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행령 철회에 대해서는 "행정부의 영역"이라며 '철회' 의사가 어려움을 나타냈다. 담당 부처인 해양수산부에 유족의 요구를 반영해 시행령을 수정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당 관계자 역시 "시행령이 오해를 살만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고 유가족들이 문제제기를 하니 의견수렴을 해서 정부에 전달할 것"이라면서도 시행령 '철회'에 대해서는 "그것보다 수정을 하면 해결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 원내대표는 지난 달 31일 세월호 가족협의회를 만나 유가족들의 의견을 듣고 "가족들과 정부의견을 골고루 들어보고 당의 판단을 내리고 정부에 건의할 게 있으면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세월호 인양문제에 대해 "당대표나 저나 인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오늘 기술적 검토 끝난다고 하니 정부가 인양문제에 대해 분명히 밝힐 수 있도록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오는 4월 국회에서 정부의 시행령안을 '철회'할 뜻을 밝혔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전날(2일) 저녁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석태 위원장을 면담하고 정부의 시행령안에 대해 "법을 위반하는 시행령"이라며 "철회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세월호 선체에 대해서도 반드시 인양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표는 "정부가 마련한 시행령을 보면 특위 사무처 인력을 120명에서 90명으로 축소했을 뿐 아니라, 진상조사 업무를 공무원이 주도하게 했다"며 "이는 특위의 본래 목적에 위배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상조사의 범위도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분석하는 데 한정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진상규명을 오히려 가로막아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시행령이 철회되고 특위가 당초 마련한 방안이 받아들여지도록 힘쓸 것"이라며 "당장 4월 임시국회가 열리면 대정부질의를 통해 이 문제를 집중 추궁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상임위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야당 간사 유성엽 의원도 "상임위에서 시정명령을 내릴 권한이 있다"면서 "차관회의가 열리는 9일이나 국무회의가 열리는 14일 전에라도 반드시 고치겠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표는 세월호 인양 문제에 대해 "아직 9분의 실종자들이 남아있다. 비용을 따질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인양을 해야 한다"며 "세월호는 안전한 대한민국의 상징으로 삼아야 할 뿐 아니라 당장 진상규명에도 필요하다. 정부에 적극적으로 인양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