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고액체납자 집 뒤져보니 고가품…'우수수'

고액상습체납자 재산추적 결과 1.4조 세금 징수

수십억원의 세금을 체납하고도 호화생활을 한 낯두꺼운 고액체납자들이 과세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국세청은 지난해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재산추적조사전담팀을 운영한 결과 총 1조4028억원의 체납세금을 징수하거나 확보했으며 이 중 현금징수액은 276억원이라고 9일 밝혔다.

고액체납자에 대한 현금징수액이 2012년 4026억원, 2013년 4819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4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또한 체납자가 숨겨놓은 2397억원 상당의 재산을 환수하기 위해 359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며 고의적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와 협조한 사람 등 179명을 체납처분면탈범으로 고발했다.

국세청은 고액체납자의 재산은닉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체납자 재산추적조사 전담조직을 지난 2012년 임시조직으로 설치한 후 2013년 9월 정규조직으로 전환해 현재 6개 지방국세청 체납자재산추적과에 18개팀, 121명을 배치했다.  

전담팀은 그동안 재산을 숨겨놓고 호화롭게 생활하는 고액체납자의 재산을 찾아내 체납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생활실태 확인과 수색을 통해 숨겨둔 현금, 귀금속, 미술품을 찾아내는 등 현장 추적과 징수활동을 강화해왔다.

현재 체납자재산추적과에서는 고액체납자 중 고가주택 거주자 등 490명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선정하고 체납액이 모두 징수될 때까지 현장정보 수집 등 생활실태 확인 및 재산추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고액체납자의 호화생활이 확인된 경우 민사소송 등을 통한 은닉재산 환수는 물론 고의적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와 이에 협조한 자는 체납처분면탈범으로 형사고발하고 있다.

국세청이 그동안 파악한 고액체납자의 체납 회피 유형은 고가의 주택에 거주하면서 외제차나 미술품, 귀금속을 취득하거나 배우자 명의로 박물관을 운영하면서 고미술품을 은닉하는 행위, 해외에 재산을 은닉하거나 부동산 허위 양도, 현금이나 부동산을 은닉하는 행위 등이다.

부동산임대업을 하는 한 고액체납자는 전담팀의 거주지 수색과정 중 가사도우미를 시켜 수억원을 밖으로 빼돌리려다 적발되기도 했으며 중견기업의 회장이었던 체납자는 자신이 거주하던 집에서 자수정 금목걸이와 고가의 미술작품, 1캐럿의 다이아반지가 발견되기도 했다.

국세청은 고액체납자에 보다 엄중하게 대응하기 위해 국가 간 정보교환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다음달부터 '체납자 재산은닉혐의 분석시스템'을 통해 호화생활 혐의 체납자를 정밀하게 선정하고 은닉재산 신고 포상금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심달훈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해외부동산 및 금융자산 보유자는 해외은닉재산 추적 전담반을 통해 숨겨놓은 재산을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며 "국가간 체납세금 징수공조를 통한 체납자의 해외재산 환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