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표명을 하자, 새누리당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참여정부 시절 두 차례 특별사면을 받을 것에 대해 역공을 펼쳤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리스트 파문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압박했다. 윗줄 왼족 부터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당사자인 김기춘, 허태열, 이병기 전현직 대통령 비서실장, 이완구 국무총리. 아랫줄 왼쪽부터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홍준표 경남도지사,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 권성동, '성완종 특사' 野 겨냥, 정두언 "MB핵심이 챙겨"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표명을 하자, 새누리당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참여정부 시절 두 차례 특별사면을 받은 점을 지적하며 새정치민주연합을 겨냥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공신인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은 당시 성 전 회장의 사면에 대해 MB측근이 직접 챙겼다고 밝혀 여당 내에서조차 이견이 돌출되는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연일 기자회견을 열어 성 전 회장이 참여정부 시절 두 차례 특별사면을 받은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권 의원은 22일에도 국회 정론관을 찾아 "(대선 일주일 전인) 2007년 12월12~13일쯤 청와대에서 법무부로 (성 전 회장이 포함된) 수십 명의 사면검토 명단이 내려갔다"며 "12월28일 노 전 대통령은 성 전 회장을 제외한 74명에 대한 사면명단을 재가했지만 29일 청와대에서 법무부에 성 전 회장을 포함시키라고 다시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2008~2009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법무비서관으로 일한 이력을 강조하며 "성 전 회장의 두 번째 사면은 청와대가 주도한 것으로 법무부 책임으로 전가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행위를 비판하며 해명을 요청했는데도 답이 없다. 두 번째 사면이 MB 인수위원회 요청에 의한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공신인 정두언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MB 핵심인사가 성 전 회장 사면을 특별히 챙겼다"고 말했다. 이는 권 의원의 주장과 반대되는 내용이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시절 정무부시장이었으며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시절에도 비서실 보좌역으로 활동하는 등 이명박 정부 대표 공신 중 한명이다.
그는 "당시 핵심 인사가 성 전 회장의 사면과 공천까지 특별히 챙겼다"며 "한번은 핵심 인사가 찾아와 '(공천을 달라는) 성완종을 어떻게 주저앉혀야 하느냐'며 하소연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또 "권력을 잡은 인수위가 사면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게 오히려 비상식적인 상황"이라며 "법무부는 물론 청와대와도 사면 대상을 사전에 논의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는 2007년 12월에 단행된 성 전 회장의 2차 사면 당시 민정수석이던 새정치연합 전해철 의원이 "MB 인수위원회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주장과 일치되어 새누리당의 '특사' 역공이 힘을 더 받을지 미지수다.
이에 새정치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권 의원을 향해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았다"며 "기자회견 하기에 앞서 먼저 2007년 대선직후 이명박 당선인 보좌역으로 누구보다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정두언 의원과 상의부터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서 대변인은 2007년 대선 이후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이 12월24일 인수위를 7개 분과 1개 특위(국가경쟁력강화특위)로 구성하겠다는 발표와 이어 12월31일 국가경쟁력강화특위에 성 전 회장이 과학비즈니스TF 인수위원으로 내정된 것을 지적하며 "사면 시행일은 2008년 1월1일이었다. 범죄자 신분임에도 성완종 전 회장을 이미 대통령 인수위원으로 검토해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명박 당선인 인수위측은 이미 성완종 전 회장의 사면을 알고 있었다"며 "아무리 당황했다고 하더라도 이처럼 어설픈 물타기는 오히려 새누리당을 '친박 뇌물게이트'의 공범으로 국민들에게 인식시키는 역효과만 가져온다는 점을 알려드린다"라고 꼬집었다.
◈ 새정치, 朴 대통령 "국민 앞에 석고대죄" '대국민 사과' 압박
새정치연합은 22일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박근혜정부의 부정부패이며 정권 차원의 도덕성과 정당성이 걸린 비리"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압박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 서구 오류동에 위치한 한 조경회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박 대통령이 책임을 통감하면서 성역 없이 오른팔, 왼팔을 가리지 않고 부패한 부분을 모두 잘라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가지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완구 총리의 사퇴 의사 표명은 끝이 아니라 이제 겨우 (진상규명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박 대통령은 실세가 개입한 헌정 사상 초유의 비리 게이트에 대해 즉시 외국에서도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승용 최고위원 역시 "대통령은 매사를 남의 일처럼 말하지 말고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며 "이 사건은 새누리당과 대통령의 핵심 실세 8명이 연루된 비리게이트가 '몸통'이다. 정치적 꼼수로 이 사건을 회피하지 말고 국민에게 석고대죄 하는 것이 도리"라고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번 사건에 대해 왜 박근혜 대통령이 꿀 먹은 벙어리가 돼서는 엉뚱하게 정치개혁을 운운하나. 대통령이 그럴 자격이 있느냐"며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개혁을 말할 때가 아니라 자기 개혁을 말할 때"라고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