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공무원들의 '절규' = 국세공무원들은 국민의 재산권에 메스를 들이대 세금을 걷다보니 늘 납세자들과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인신공격에 욕설은 물론이고 때로는 몸싸움까지 벌여야하는 우리의 국세공무원. 빗발치는 전화에 귀가 따가울 지경이지만 오늘도 국가 세정의 최전방에서 그들은 뛰고 있다. 사진은 19세기, 20세기에 걸쳐 활동한 노르웨이 출신의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의 명작 '절규(The Scream)'.
행정의 말단에서 국가 세정체계의 손과 발이 되어 움직이는 일선 세무서 직원들.
세정의 최전방에서 직접 납세자와 맞닥뜨리는 그들은 상부에서 정책을 담당하는 이들 못지않게 많은 고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납세자에게 인격모독적 폭언과 욕설을 듣는 것은 예삿일이고, 때로는 몸싸움까지 벌여야 하니 세무공무원들의 조직문화가 군대같다는 말도 얼핏 이해는 되는 대목입니다.
세금을 걷는다는 것은 납세자의 재산에 서슬퍼런 칼날을 들이대는 일입니다. 그 누가 좋아할까요. 하지만 이런 일을 직업으로서 해야하니 늘 납세자와 부딪히고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도 세정현장에서 치열하게 분투하고 있는 국세공무원들.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겠습니다.
□ "난 한놈만 패"…스토커(?)에 시달리는 A세무서
서울 모처에 위치한 A세무서. 이 세무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국민신문고'에 A세무서에 대한 민원을 올려대는 납세자 때문에 골치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이 납세자가 올린 민원글만해도 1만여개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이 납세자는 일주일에 한번씩 세무서에 찾아와 트집잡을거리가 없는지 두리번거린다고 합니다. 본인이 나오지 못하는 날이면 부인이 대신 세무서에 나올 정도.
서울청에서도 이미 알려질대로 알려진 민원인이라 거의 손을 놓은 상태라고 합니다.
A세무서 관계자는 "수년전 재산세에 대한 불만을 품고 그때부터 민원글을 올리기 시작했다"며 "본인이 못나오는 날에는 부인이 세무서에 대신 오기도 한다"고 토로했습니다.
한편 국민신문고에 불만글이 올라올 경우 일선 세무서는 지방청에 소명을 하고 반드시 답글을 달아줘야하기 때문에 무시할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하네요.
□ "체납 세금 받으세요!"…동전이 '촤르르'
B세무서 사무실에는 난데없는 소란이 벌어졌습니다. 한 납세자가 체납한 세금을 모조리 동전으로 바꾼뒤 세무서 직원 책상 위에 쏟아버린 것입니다.
갑작스런 소란에 동료 직원들의 눈도 휘둥그레해졌고 책상에 앉아있던 직원도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동전 주머니를 탈탈 털어낸 납세자는 "난 세금을 다 냈으니 잘 세어보라"며 나가버렸고, 갑작스런 사태에 과 직원들은 너나할 것 없이 달라붙어 동전을 세었다고 합니다.
□ C조사관, 국세공무원 생활 5년에 우울증 걸릴지경
국세청에 입문한지 5년이 되는 C조사관. 밝고 쾌활한 성격이었던 그는 이제 납세자를 상대하려고만 하면 가슴이 답답해져옵니다.
밝지만 약간은 여린 성격이었던 그는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의 언행에 유난히 상처를 잘 받곤 했는데요.
국세청의 진면목(?)을 모르고 지원했던 세무공무원 직렬.
C조사관은 해가 갈수록 성격이 어두워져감을 느꼈고, 납세자를 마주할때면 심장이 두근두근댑니다.
최근에는 전화를 잠깐 늦게 받은 일이 있었는데요. 이에 납세자는 다짜고짜 "이렇게 공무원들이 일을 안하니 세월호 사고가 터진 것 아니냐"며 질책했다고 합니다.
이날 C조사관은 집에서 남몰래 소주잔을 기울였다는 후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