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감시하랬더니 직접 밀수를…" = 최근 3년간 비위를 저질러 징계대상에 오른 관세청 직원이 44명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들 중에는 밀수에 직접 가담해 금괴를 날라 준 직원도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밖에도 여성들의 치마 밑을 촬영하다(몰래카메라) 적발된 직원, 부적절한 관계를 맺다 적발된 직원, 절도, 폭행, 준강간미수 등 범죄에 가까운 비위를 저지른 직원이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품수수, 절도, 폭행, 밀수가담 등 최근 3년간 비위를 저지르다 적발된 관세청 직원들이 44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비위를 저질러 징계조치를 당한 관세청 직원들은 2012년 15명, 2013년 16명, 2014년 13명 등으로 집계됐다.
숫자 상으로는 4500여명 관세청 직원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죄질'이 중한 이들이 상당수다.
음주운전과 금품·향응수수가 비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밀수가담, 불건전이성교제, 준강간미수, 카메라등이용촬영, 절도, 폭행, 협박, 성추행 등과 같은 독특한 비위로 '징계철퇴'를 맞은 직원들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구체적으로 음주운전이 15건으로 가장 많았고 금품·향응수수가 8건으로 뒤를 이었다. 아울러 직무태만 3건, 절도 2건, 공금횡령 2건, 불건전 이성교제 2건, 성추행 2건 순으로 집계됐다.
성희롱, 위증, 밀수가담, 준강간미수, 폭행, 협박, 근무지 이탈, 비밀누설, 카메라등이용촬영은 각각 1건 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비위 가운데 2013년 '카메라등이용촬영'이라는 내용으로 징계를 맞은 직원 A씨(당시 9급)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부분 견책이나 감봉과 같은 징계를 받았지만 A직원은 카메라등이용촬영이라는 비위로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해임은 공무원을 강제로 퇴직시키는 중징계 처분을 말한다.
관세청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범죄를 저지를 당시 관세청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참'직원이었으며, 마트에서 여성의 치마 밑을 몰래 촬영하다 당사자에게 덜미를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발각 당시 A씨 치마 밑을 촬영한 것이 아니라고 잡아뗐지만 영상이 그대로 녹화되어 있어 빠져나갈 구멍이 막혀버렸다는 후문이다.
A씨는 이후 지방세관으로 '유배(?)'된 뒤, 얼마 못가 해임 처분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다른 건으로 징계처분을 받아 '자숙기간' 중에 있었음에도 또 다시 이 같은 비위를 저질러 예외적으로 강도 높은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밀수를 감시해야 되는 관세청 직원이 직접 밀수에 가담했다는 다소 황당한 내용의 비위도 눈에 띈다. 관세청 관계자에 따르면 2012년 당시 휴대품통관국에서 근무하던 직원 B씨(당시 6급)는 밀수업자에게 돈을 받고 금괴 '심부름꾼' 노릇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업자들이 출국하기 전 미리 화장실에서 만나 금괴를 감춘 조끼를 대신 입고 직원 전용 통로로 심사대를 통과한 뒤 업자들에게 다시 금괴를 전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검찰 발표에 따르면 A씨는 건당 200만원씩 모두 1억여원을 대가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는 전언이다. 관세청 내부에서도 파면 처분을 받았다.
한편 관세청은 최근 금품·향응수수, 공직기강 위반 행위 등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강조하며 관리자도 연대문책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