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재정산 2주 소요…11일까지 법 통과 돼야"
이달 내 입법 실패 시 '제2의 세금' 부담까지 '이중고'
지난해 세법개정(세액공제 전환 등)으로 세금이 늘어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이달 내 실시하기로 한 세금환급 내용을 담은 연말정산 보완대책(소득세법 개정안)이 '풍전등화' 운명에 놓였다.
4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6일 연말정산 보완대책이 공무원연금법에 밀려 국회 처리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4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남에 따라 연말정산 보완대책에 대한 논의가 6월 국회로 넘어가게 될 처지에 처했다.
올해 연말정산(2014년 귀속분)에 대한 소급적용을 하기 위해서는 관련 항목에 대한 법 시행 날짜를 고쳐야 하는 입법화 작업이 필요하다. 이달 내에 연말정산 보완대책의 정책이 발동되지 않을 경우 5월 연말재정산을 통한 세금 환급절차는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 5월 중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느냐의 여부는 국회의 의지에 달려 있다.
공무원연금법에 밀려 연말정산 보완대책이 4월 국회처리에서 무산되기는 했으나, 세금 환급을 위한 '골든타임'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여당은 이달 중으로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 연말정산 보완대책을 처리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관건은 입법화 시점이다.
연말정산 보완대책의 부칙을 살펴보면 '원천징수의무자(회사)는 5월말까지 재정산을 해야한다'는 의무 조항이 담겨져 있다. 5월말까지 재정산을 못할 경우 패널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대부분 회사의 급여지급일(22일)을 역산했을 때 최소 이달 11일 이전에는 법안 통과가 마무리 돼야 한다는 소리다.
기획재정부 세제실 관계자는 "회사에서 연말재정산 프로그램 개발·적용, 입양공제 등 자녀세액공제 관련 신청서 제출, 재계산 결과에 대한 근로자 확인에 있어 최소 2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더욱이 보완대책 관련 법안이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가 이뤄진다고 해도 국무회의를 거쳐 공표시점까지 최소 2~3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공표가 늦어짐에 따른 납세자들의 혼란 발생도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노릇.
더 큰 문제는 5월 중 재정산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다. 원칙적으로 5월말에 소득세 납세의무가 확정됨에 따라 회사의 재정산 없이 개별 근로자가 직접 환급 신청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세금환급을 받기 위해 이른바 '제2의 세금'으로 불리는 납세협력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촌극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완대책의 입법화가 지연될 경우 종합소득세 신고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종합소득세 신고기한인 5월 말에 가까워져 개정세법 통과전에도 이를 적용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납세자의 혼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5월 중순 통과를 가정했을 때 이를 반영한 국세청의 신고안내서를 납세자가 5월 마지막 주에나 수령하게 됨에 따라, 실질적으로 신고기간이 거의 없어(2~3일) 납세자의 신고저항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편 국회는 보완대책 입법화 추진에 굼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 보완대책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방향성에는 여야 간 이견이 없으나, 법안 심의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법안 재정을 지연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야당 관계자는 "5월에 환급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6월에 할 수 있다. 원포인트 국회를 열기는 해야겠지만 야당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된 이후, 다시 처음부터 합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지연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