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입구 특색 잃자 연남·상수동 방문객 급증
홍대(서교동) 임대료 3.3㎡당 8만 8440원..31%↓
연남동(11만 4180원)은 임대료 34.6% 상승해 1위
낡고 오래된 다세대 주택가 골목길. 조용하던 이곳에 상점들이 하나 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작지만 젊은 상점은 동네 세탁소·미용실과 뒤섞이며 색다른 골목을 만들었다. 궁금증에 늘어난 발길은 단시간에 차세대 상권으로 급부상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과 상수동 골목길 얘기다.
마포구 홍대입구에서 시작된 거대 상권의 씨앗이 인근 연남동과 상수동에 전파되면서 서울시내 ‘대세 골목’으로 자리잡았다. 홍대 입구가 대기업화를 거치면서 특색을 잃어간 사이 연남·상수동 골목을 찾는 방문객이 크게 늘어난 때문이다. 최근엔 두 곳의 상가 임대료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홍대 상권의 임대료를 추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싼 월세를 피해 골목길로 들어온 젊은 상인들에게는 껑충 뛴 임대료가 화두로 떠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서울 상권 임대료는 8만 4810원(3.3㎡ 기준)으로 전분기(8만 5470원)보다 0.86% 내렸다. 과거 유명 상권으로 꼽히던 이화여대(-7%)와 신촌(-6.7%) 지역도 하락했다. 반면 홍대 지역은 1.9% 올랐다. 배경에는 연남동과 상수동 골목 상권이 자리하고 있다. 홍대(서교동) 상권의 평균 임대료는 3.3㎡당 8만 8440원으로 전분기(12만 8040원)보다 31% 떨어졌다. 같은 기간 연남동(8만 4810원→11만 4180원)은 임대료가 34.6% 치솟으면서 홍대 상권 내 최고가 자리를 꿰찼다. 상수동(10만 7910원)도 서교동의 평균 임대료를 웃돌면서 연남동에 이은 2위에 올랐다.
이들 지역이 급부상한데는 2010년 말 개통한 공항철도의 영향이 크다. 공항에서 홍대 지역까지 한 번에 올 수 있는 통로가 열리면서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부쩍 늘어난 것이다. 서울메트로와 코레일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2호선(10만 7300명)을 비롯해 경의·중앙선·공항철도 ‘홍대입구역’을 이용하는 인구는 하루 평균 20만여 명에 이른다.
빌딩매매전문업체 원빌딩 심동성 팀장은 “상수동은 홍대 상권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 때문에 상승세가 꾸준했고 연남동은 공항철도가 개통된 영향으로 최근 2년 새 임대료가 급증한 것이 특징”이라며 “연남·상수동 일대에 유동인구가 급증하는 추세여서 점포 임대료는 당분간 상승세를 탈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