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사 1층에 설치된 N은행의 현금인출기(ATM).
정부세종청사와 N은행의 제휴에 따라 수수료가 면제되지
만 먼저 수수료를 부과한 뒤 나중에 돌려주는 방식이라
한동안 국세청 직원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돈이 입금돼
상당 기간 동안 궁금증을 품어야 했다.
이달 초 세종시 국세청사에 근무하고 있는 상당수 국세청 직원들은 계좌에 입금된 수상한 돈의 정체를 둘러싸고 며칠 동안 궁금증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정체불명의 돈이 입금됐다면 입금자명을 보고 확인을 하면 되지만 국세청 직원들에게 입금된 금액의 입금자명은 누구의 이름이나 상호가 아닌 '정부세종청사'였습니다.
직원마다 입금된 금액도 달랐는데요.
적게는 600원 많게는 1800원 혹은 몇 천원까지 소액이지만 다들 입금된 금액의 차이가 나다보니 대체 어디서 입금된 것인지 궁금해 했습니다.
입금자명도 정부세종청사 이다보니 어디에 물어볼 곳도 마땅치 않고 나성동 국세청사에는 약국이나 매점도 없어 돈을 되돌려줄 만한 곳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국세청사 안에서 돈을 써봤자 구내식당이나 미용실, 이발소, 카페가 전부인데 거기서 돈을 입금해주더라도 계좌번호는 어떻게 알고 입금했는지 등 궁금증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일부 직원들은 여기저기 수소문을 하고 다녔습니다. 직원들이 수소문을 한 결과, 한 가지 '공통점'이 발견됐습니다.
돈이 입금된 국세청 직원 모두 국세청사 1층 한 켠에 위치한 N은행의 현금인출기(ATM)에서 현금을 인출한 적이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N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한 고객들에게 돈을 돌려준 것이었습니다.
이유인즉, 정부세종청사와 N은행이 협약을 맺어 청사 내 있는 현금인출기(ATM)에서 돈을 인출할 때는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현금인출기(ATM)에서 타 은행 카드를 이용할 경우 수수료가 부과되지만 이를 면제시켜주기로 청사와 N은행이 제휴를 한 것인데요. 이를 직원들이 몰랐던 것이죠.
그러나 국세청 직원들의 고민은 여기서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돈을 돌려줬다면 다음부터는 현금을 인출할 때 수수료를 부과하지 말아야 하는데 국세청사 1층 현금인출기(ATM)는 계속해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해당은행에 문의해 보니, 수수료는 먼저 부과하고 다음달 초에 부과된 수수료를 계좌로 입금해주는 방식으로 환급해준다고 합니다. 수수료 면제서비스는 현재 종료일이 정해져있지 않아 계속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세청 직원들을 며칠동안이나 궁금하게 만들었던 돈의 정체가 정부세종청사와 N은행이 맺은 수수료 면제 협약 때문이었다고 하니 이를 모르는 직원들을 위해 널리 홍보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직원들을 이롭게 하는 나름의 '복지혜택'이니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