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동성결혼 합법화, 보수적 국가의 반전 결과…교회 '계속 반대'

'아일랜드 동성결혼 합법화'

유럽의 대표적인 보수국가로 꼽히는 아일랜드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의회 입법이 아닌 국민투표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국가가 됐다.

23일(현지시각) 아일랜드 선거관리 당국은 전날 실시됐던 동성결혼 합법화 국민투표결과 찬성이 62.1%로 반대(37.9%)를 압도했다고 발표했다.

국민투표는 '결혼이 성별과 관계없이 법에 따라 두 사람에 의해 계약될 수 있다'라는 문구를 넣어 헌법을 고치는지 여부를 묻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앞서 네덜란드, 스페인, 노르웨이, 프랑스, 미국 등 18개국이 의회 입법이나 법원 판결 등올 동성결혼을 합법화했으나 이와 달리 아일랜드는 국민투표를 거쳐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결과에 올초 커밍아웃을 한 레오 바라드카르 보건장관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아일랜드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난 것 같다"고 기쁨을 표했다.

특히 아일랜드는 카톨릭의 영향력이 강행 1995년에 이르러서야 이혼이 합법화될 정도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나라라 이번 투표 결과가 더욱 특별했다.

하지만 아일랜드 교회 측은 동성결혼 합법화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동성결혼을 계속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했다. 교회 대주교와 주교들은 성명을 내고 "아일랜드 교회는 결혼을 남성과 여성의 결합으로 정의한다"며 "이번 국민투표 결과가 이 정의를 바꾸지는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