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與 "박원순 발표로 불안, 혼란 가중"…문재인, 경기도와 메르스 대책 협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 전염 확산과 관련, 전날 밤(4일) 메르스 확진 환자와 관련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긴급기자회견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 야당이 입장차를 드러냈다.
청와대와 여당은 "불안과 혼란을 가중시킨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헤 "박 시장처럼 진두지휘하라"고 거듭 압박했다.
앞서 박 시장은 전날 밤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메르스 확진 35번째 환자인 서울 대형병원 의사가 격리 통보 이후 대형 행사에 참석했다"며 "중앙 정부의 정보 미공유와 미온적인 조치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이 시간 이후 서울 시민의 안전을 위해 방역본부장으로 나서 진두지휘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예정됐던 유럽 출장을 취소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한 반박 자료를 내고 "35번 환자(메르스 의사)와 관련, 복지부는 지난 4일 이전 서울시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정보를 제공했고 서울시의 역할을 당부했다"며 "서울시가 대책을 요구했음에도 복지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박 시장의 어제 밤 발표를 둘러싸고 관계된 사람들의 말이 다르다"며 "그래서 불안감과 혼란이 커지는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 시장의 어제 발표 내용과 보건복지부가 설명하는 내용, (확진판정을 받은 서울지역 의사인) 35번 환자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보면 상이한 점이 많이 발견 된다"며 "차이점이 있는 상황에서 좀 더 자세하고 정확한 사실이 확인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역시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정책위원회 연석회의에 참석,박 시장 기자회견과 관련해 "정부와 함께 협력해 메르스 확산을 차단하고 국민을 안심시켜야할 위치에 있는 서울시장이 밤늦게 긴급기자회견을 했다"면서 "사실관계가 서로 다른 혼란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갈등하는 모습도 국민 불안만 가중시킨다"며 "우리당은 사실관계 확인부터 철저하게 해 대책을 세울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긴밀한 협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정부를 향해 "적절한 수준의 정보공개, 격리조치 강화 등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해주기 바란다"면서 "일부 전문가들이 위기 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적정 수준의 관리를 해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메르스 대책특별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민의 안전을 위해서 직접 나서서 서울시 자체 방역대책을 마련하듯이 박근혜 대통령도 직접 나서서 중심을 잡고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문 대표는 "우리당은 초당적으로 지원하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대통령이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표는 박 시장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수도 서울에 비상이 걸렸다. 1000만 서울시민이 메르스 위험에 무방비 사태로 노출됐다"면서 "정부의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고 자택 격리조치라는 게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여러 사례로 확인됐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메르스 대응방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국가비상사태라고 생각해 지금이라도 위기 대응수준을 격상해서 국가의 인력과 예산을 총동원하기 바란다“며 "사람은 모르고 있을 때가 제일 불안하다. 지금이라도 (메르스 감염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민에게 협조를 구할 것은 구해야 한다"며 "그래야 정부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불안도 해소된다"고 메르스 관련 정보공개를 촉구했다.
또한 "정부는 지자체와 교육청과 공조체계를 갖춰야 한다. 정치권도 여야를 떠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손잡아야 한다"고 초당적 협조를 재차 강조했다.
문 대표는 거듭 ▲범정부대책기구 구성 ▲광역별 긴급 의료체계 구축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공개 ▲명확한 국민 행동지침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문제 해결 앞장 등 당 차원에서 정부에 제시했던 5개 핵심대책을 거론하며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한참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잘잘못을 따지지 않겠다. 지금은 국민의 안전에 집중하고 책임을 묻는 것은 나중으로 미루자"고 제안했다.
한편 문 대표는 이날 경기도 수원을 방문, 경기도청에서 열리는 메르스 현장대책회의에 참석해 남경필 경기지사, 이재정 경기교육감 등과 함께 경기지역 내 메르스 감염 사태를 점검한 뒤 중앙정부에 요구할 사항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