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3일째인 10일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총리로서 전혀 적합지 않아"…"만성 담마진, 지난 장관 청문회 때 처음 들어"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고교 동창인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이 황 후보자를 향해 "(총리로서) 전혀 적합하지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노 전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황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황 후보자가 부정부패 및 적패해소에 적합한 총리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전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황 후보자와 경기고 동창인 노 전 의원은 지난 2005년 이른바 '삼성 X파일 사건' 때 '떡값검사' 명단을 폭로, 수사 촉구에 나섰지만 당시 서울지검장 2차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던 황 후보자로부터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결국 국회의원직을 잃은 바 있다.
삼성X파일 사건과 관련한 당시 황 후보자의 수사지휘에 대해 "2005년 12월 중순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총괄 지휘했던 황 후보자가 서울지검 2차장이었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 수사해도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당시 녹취록 내용을 보아 (삼성이 검사들에게 떡값을) 1회만 지급한 게 아니라 그 전에도 지급해서 앞으로도 지급할 것이라고 생각해 공소시효가 지난 것이라고 한 것은 부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며 "불법 도청 결과물이라 수사를 못 하고, 증거나 단서가 되지 못한 것도 매우 잘못된 판단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노 전 의원은 "공정한 법집행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불법 도청한 사람과 수사를 촉구하고 보도한 사람만 처벌하고, 문제 제기된 사람은 제대로 수사도 하지 않고 (사건을) 덮었다"고 비판했다.
또 "이 사건으로 인해 검찰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현저히 저하됐고. 정부의 신뢰도 역시 이 사건의 처리 방식 때문에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노 전 의원은 오후 질의에서도 삼성 X파일 사건이 불법도청으로 취득한 내용이기 때문에 증거로서 부적절하다는 여당 의원의 지적에 "수사기관이 불법적으로 취득한 증거와 타인이 불법적으로 취득한 것을 수사기관이 증거로 삼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수사기관이 불법적으로 확보했다면 증거로 될 수 없지만 미국의 경우도 제3자가 불법 취득한 것을 증거로 삼는 경우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불법도청은)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가 한 것이어서 제3자로 달리 봐야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번 양보해 그 도청내용이 수사 단서조차 될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수사 단서로 해서 다른 증거를 확보하면 범죄 입증이 가능한데 단서로도 인정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거듭 반박했다.
특히 노 전 의원은 황 후보자가 만성 담마진(두드러기)으로 병역면제를 받은 것에 대해 "병을 앓은 것과 병역면제 받은 두 가지 사실을 지난 (법무부) 장관 청문회 때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노 전 의원은 '만성 담마진으로 병역을 면제 받을 정도면 대단히 심하고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던데, 황 후보자는 병역면제를 받고 그 다음해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실상 인간승리라서 이 정도면 주변 친구가 알 거 같은데 들어본 적이 있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노 전 의원은 "고교 때 가끔 대화를 나누는 정도의 친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은 "(노 전 의원이) 썩 가까운 친구인 거 같지 않은데 아프다는 것을 말할 이유도 없지 않나"라고 지적하자 "저는 노동운동을 하고 황 후보자는 고시공부로 다른 친구도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아프다는 것을 모를 수 있지 않았나'라고 묻자 노 전 의원은 "당연히 모를 수 있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