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연 "통장개설 시 적금 가입 및 공과금·급여 이체 요구는 유사 '꺽기'"
은행들이 대포통장을 근절하기 위해 통장개설 요건을 까다롭게 변경한 것이 은행 영업에 악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금융소비자연맹은 11일 통장 개설 금융소비자에게 적금을 강요하거나 급여 또는 관리비 이체를 요구하는 사례가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사기에 악용되는 대포통장이 증가하자 금융당국은 이를 근절하기 위해 통장을 팔거나 건네는 의심 거래자를 전 금융사에 전달했다. 또 대포통장 명의인을 금융질서 문란자로 등재해 1년간 입출금통장 신규 개설을 금지시키고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거래를 제한하는 시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이러한 정책을 기회로 삼고 금융소비자들이 통장을 신규로 만들 때 적금 등 금융상품 가입이나 급여·공과금 이체 등 부수거래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요구에 응하지 않는 금융소비자에게는 통장발급을 거절하는 등 영업적 악용이 지나쳐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A씨는 이달 4일 통장개설을 위해 W은행 모 지점을 찾았다. 은행 직원은 A씨에게 내부지침이라며 휴대폰 요금이나 전기세 등 공과금의 자동이체와 적금 가입을 안내했다. A씨가 요구에 응하지 않자 은행 직원은 금융당국 지시사항이자 은행 지침이라며 통장발급을 거절했다.
금소연은 금융상품을 가입하지 않으면 통장발급을 거절하는 것은 상품가입을 강요하는 꺾기행위로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현구 금소연 금융국장은 "은행이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통장 발급 시 금융거래 목적을 확인한다며 적금가입과 공과금 이체를 강요하는 등 영업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소비자의 불편을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