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청와대-與 '친정체제' 재구축 시동

◈ 새 靑 정무수석에 '친박' 현기환 전 의원 임명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공석인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에 현기환 전 새누리당 의원을 임명했다.

정무수석 임명은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지난 5월18일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지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후 54일만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정무수석에 현 전 의원을 임명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 신임 정무수석은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등을 지낸 노동계 출신의 전직 국회의원"이라며 "정무적인 감각과 친화력, 폭넓은 인적네트워크를 보유해서 정치권과의 소통 등 대통령을 정무적으로 원활히 보좌할 적임자"라고 인선배경을 설명했다.

현 수석은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부터 박 대통령을 보좌한 친박계 인사로 18대 국회의원이다. 2012년 4·11총선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한 뒤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공천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공천 과정에서 현영희 전 의원으로부터 3억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공천헌금 수수의혹으로 새누리당에서 제명됐다가 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아 이듬해 4월 재입당했다.

1959년 부산 출생으로 대동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전국금융노련 부위원장 등을 지낸 노동계 출신 인사다.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거쳐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역임했다.

한편 현 수석 임명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이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현 전 의원은 국회 사정에 밝을 뿐만 아니라 노동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정무적 감각을 지닌 인물로 평가 받아 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정무수석으로서 당청관계 뿐만 아니라 야당과의 관계에서도 가교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현 수석이 과거 공천 헌금수수 의혹으로 당에서 제명당한 점을 지적하며 "대통령 수석 비서관이라는 자리에 과연 합당한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지금 대통령이 여당 원내대표를 찍어내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온 나라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신임 정무수석은 국민 여론을 잘 살피고 정치권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대통령 때문에 국민이 불안하고 나라가 불안한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 與 차기 원내대표 원유철 유력, 정책위의장은 '친박' 핵심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에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 정책위의장이었던 원유철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원 의원은 비박계인데다, 경기 평택시갑 지역구인 수도권 4선이다, 유 전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였던 만큼 남은 임기동안 무난하게 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수도권 지역을 대비한다는 전략도 숨어 있다.

새누리당은 오는 14일 새 원내대표를 경선이 아닌 합의추대 방식에 따라 선출하기로 지도부가 의견을 모은 상태다.

다만 원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을 경우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은 친박계 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비박계로 구성된 유 전 원내대표 체제가 주요 현안마다 청와대와 소통에 문제가 있어와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원내사령탑을 겨냥해 '사퇴'압박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친박계 핵심 의원으로 3선의 홍문종(경기 의정부을) 의원과 재선의 김재원(경북 군위·의성·청송)·윤상현(인천 남을) 의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홍 의원은 당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지난 2월 원내대표 경선 때 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섰다. 김 의원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원내대표를 지냈던 당시 원내수석부대표였으며 윤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와 사무총장을 지낸 바 있다.

특히 김·윤 의원은 현재 청와대 정무특보로 겸직을 하고 있어 정책위의장으로 임명될 경우, 숨죽였던 친박계의 '막강 파워'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로 지냈을 당시 '왕(王)수석'으로 불렸을 정도다. 

원내대표를 보좌해 여야 협상의 실무를 맡는 원내수석부대표로는 친박계와 비박계 재선 의원이 두루 거론되고 있다. 친박계인 이학재(인천 서·강화갑)·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과 비박계인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