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 이후 급격히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깨우기 위한 세제지원책인 셈이다.
현재 신용카드 사용분에 대해서는 근로자의 총급여액의 25%를 초과한 금액의 15%를 소득공제(한도 300만원)해주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되는 '2015년 세법개정안'에 신용카드 사용분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포함시킬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재계 등을 중심으로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율(15%)을 한시적으로 5%p 인상해야 한다는 세법개정 건의서를 기재부에 제출했다. 신용카드가 체크카드나 현금과는 달리 미래 소득까지 앞당겨 소비할 수 있어 움츠린 가계 소비 자극에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8~14일) 기준 8개 전업계 카드사 중 6개 카드사의 개인 신용카드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월 같은 기간(5월11~17일)과 비교했을 때 평균 약 12.5% 감소했다.
전반적인 소비 흐름을 나타내는 신용카드 사용규모가 메르스 발생 이후부터 둔화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지난해 세월호 사태로 소비가 침체된 이후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복병을 만나 어려움이 가중되고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소비를 진작시켜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세월호 사태가 몰고 온 소비 침체와 불황의 여파를 막기 위해 체크카드 등으로 소비한 금액이 전년보다 증가한 경우 증가분에 대해 10%p 높은 40%의 소득공제율을 한시적(2014년 7월~2015년 6월)으로 적용한다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실효성 문제 등으로 실제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인상하는 정책이 추진될지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많으나, 정부의 조세정책 방향이 내수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구체화 작업을 배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물론 제도 추진에 있어 걸림돌도 존재한다.
그동안 정부에서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줄이는 방향성을 설정해왔던 점이다. 2013년 세법개정안 발표 당시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15%에서 10%로 낮추겠다고 밝혔다가 여론 및 국회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실패한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이후 위축된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정책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