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가 제때 세금을 신고·납부하지 않은 경우, 미납할 때부터 일정율의 가산세가 더해진다. 세금 신고의무를 위반한 것에 대한 일종의 '벌칙' 성격으로 볼 수 있는 세금이다.
그러나 최근 재계 등을 중심으로 가산세 부담이 과도하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가산세율을 하향 조정하거나, 가산세 면제 사유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형성되고 있다. 가산세 제도 체계를 납세자가 자발적 신고를 할 수 있게끔 재설계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의견이다.
정부에서도 가산세 체계의 불합리한 측면에 대해서는 손질하겠다는 방향성을 설정, 담세력(조세부담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 등에 적용되는 가산세 제도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달 말 발표되는 '2015년 세법개정안'에 가산세율 인하, 가산세 면제 사유 확대 방안을 포함시킬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납부 불성실 가산세율은 지난 2003년 '1일 1만분의 5'에서 '1일 1만분의 3'으로 낮아진 이래 13년째 한 번도 바뀌지 않고 있다. 연(年) 금리로 환산할 경우 11%(0.03%×365일) 수준이다.
그러나 납부불성실 가산세과 국세환급가산금의 이자율 간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세금을 많이 냈다가 늦게 돌려받을 때 정부가 납세자가 돌려주는 국세환급가산금의 이자율은 예금이자율에 연동, 매년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환금가산금의 이자율은 연 2.5%다.
다시 말해 납부가 늦었을 때 잘못된 세금을 돌려받을 때의 4배가 넘는 돈을 물어야 하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가산세율 인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가산세 자체가 목적이 아닌 성실납세를 유도하기 위한다는 측면에서 운용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가산세 제도 개혁이 이루어졌으나, 가산세율 자체를 건드린 경우가 없었다는 점을 비추어볼 때 올해 세법개정안에 세율을 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은 낮을 전망이다.
다만 정치권, 재계, 학계 등을 중심으로 가산세율 자체가 가혹하다는 주장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 추진에 어느 정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저금리 시대에 맞게 현재 11% 수준의 가산세율을 환급가산금 수준에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또한 납세자 규모에 따라 가산세율을 깎아주는 '차등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일정 규모 이하 영세 납세자에 대해 가산세 할인율을 적용하자는 것이 주된 골자다. 고의적인 탈루가 아닌 단순 업무실수의 경우 등으로 제한해서 적용되는 만큼, 가혹한 가산세 부담을 덜어주는 해결책으로 모색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산세 제도 체계가 불합리하다거나 가혹하다는 얘기는 옛날부터 많이 나왔다"며 "제도 개선과 관련해 불합리한 측면이 있으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