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 검찰 송치…피의자 가족 혐의 부인

'상주 사이다 농약'

경북 상주의 한 마을회관에서 발생한 일명 '농약 사이다' 사건이 결국 검찰로 넘어갔다.

지난 27일 상주경찰서는 '농약 사이다' 사건의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박모(82·여) 할머니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박 할머니는 지난 14일 오후 2시 43분쯤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고독성 살충제를 6명의 할머니가 나눠마신 사이다에 넣어 2명을 숨지게 하고 4명을 중상에 빠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유력한 증거로 할머니들이 마신 사이다에서 검출된 살충제와 같은 성분의 농약이 박 할머니 집에서 나온 점, 이를 담은 자양강장제 병, 옷과 전동스쿠터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된 점 등을 제시했다.

박 할머니가 혼자 농약이 든 사이다를 마시지 않은 것과 119에 신고하지 않았던 사실, 구급차 출동 직후 피하는 행동을 보였던 점 등도 의심하고 있다.

이밖에 경찰은 박 할머니가 사건 전날 마을회관에서 화투를 하다가 피해 할머니 1명과 말다툼을 벌였고 3년전 다른 할머니와 농지 임대료 문제로 다퉜던 사실도 확인했다.

다만 아직은 정황 증거 외에 직접 증거가 부족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 많은데 박 할머니는 구속영장 발부 뒤 심한 두통을 호소해 매일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어 사실상 피의자 조사가 중단된 상태다.

또 경찰은 농약 구입처와 사이다에 탄 시점도 파악하지 못했으며, 박 할머니 가족들은 "누군가 누명을 씌우려고 한 일"이라며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앞으로 박 할머니에 대해 경찰이 파악하지 못한 부분 등을 추가로 조사한 뒤 기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