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의 자산규모가 헤지펀드를 추월했다. ETF는 낮은 거래비용과 유동성 증가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며 특히 대형 ETF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TF 조사기관인 ETFGI는 올해 ETF 및 ETP(상장지수상품)의 자산규모가 2조9710억달러로 헤지펀드 자산규모인 2조969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31일 발표했다. 헤지펀드의 자산규모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ETF는 낮은 비용과 운용 투명성, 다양한 상품 출시뿐 아니라 유동성 증가까지 가세해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빠르게 운용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 ETF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동일 지수를 추종한다면 상품간 성과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때문에 유동성이 많은 대형 ETF의 선호도가 높다.
우리나라에 상장된 총 130여개의 ETF 중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가 ETF 시장에서 차지하는 순자산 비중은 71%이다.
ETF의 운용보수는 펀드 유형에 따라서 달라진다. 미래에셋은 순자산 기준 0.05~0.6% 운용비용을 지불한다. 섹터 ETF(주식형)의 경우 0.3% 수준이고, 일반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경우 0.5%, 파생형 상품이나 코모디티는 0.6% 이내에서 보수가 결정된다.
삼성자산운용의 운용보수는 순자산의 0.15~0.67% 수준이다. 해외 ETF에는 관리지수 사용료 등이 추가돼 0.5% 수준의 보수가 매겨진다.
반면 2000년대 이후 급격한 성장을 했던 헤지펀드는 과다 비용 등으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가 줄어들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실정이다. 해외에서 헤지펀드는 평균적으로 총 투자자산의 2%를 운용보수로 하며, 수익의 20%를 성과보수로 지불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상황이 고착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예전보다 보수에 민감해지고 있다"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선진국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더 싼 비용으로 높은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ETF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ETF의 시장의 73%가 미국에 설정돼 있고, ETF의 78%가 주식형 상품이다. 이 중 아이셰어즈(iShares), 뱅가드(Vanguard), 스테이트스트리트(State Street) 등 3개사가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