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잃은 외국인 관광객, '성형'으로 잡는다

정부가 메르스 여파로 잃은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성형왕국'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활용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성형을 할 경우 의료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사후에 환급해 의료관광객 유치에 힘을 보태고, 아울러 외국인 미용 성형시장의 투명성까지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관광객 유치를 통한 경제활성화 유도가 목적이지만 내국인들에게는 부여하지 않는 혜택을 부여하기로 하면서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5년 세법개정안을 발표, 관련 15개 법률개정안(국세기본법 등)을 입법예고 및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9월11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의 국내 의료용역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외국인환자 유치실적을 살펴보면 2011년 12만2000명에서 2012년 15만9000명으로 증가했으며, 2013년 21만1000명, 2014년 26만7000명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불법브로커가 늘고 고액 알선수수료가 발생하는 등 미용 성형시장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 여기에 더해 올해 초 메르스 사태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실제 지난 1월~5월 10%에 불과했던 외국인 환자의 예약 취소율은 지난 6월 42%까지 치솟았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 등을 위한 대책으로 외국인 관광객 미용성형 의료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사후환급 제도를 도입해 내년 4월부터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대상용역은 쌍커풀 수술, 코성형, 유방확대, 지방흡인술, 주름살제거술, 치아성형 등 미용 목적의 성형에 한정되며 불법브로커를 통해 시술받는 외국인은 제외된다.

정부는 제도의 실효성을 위해 성형외과에서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는 경우 외국인도 신고 할 수 있도록 외국인 전용 현금영수증 미발급 신고 사이트를 개설할 예정이다.

또 불법브로커 등 미등록 유치업자를 통한 거래로 사후 확인되는 경우 의료기관에 환급세액을 추징하고 '의료용역공급확인서'에 진료비 이외에 유치업자 등을 기재하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획재정부는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외국인관광객 미용성형용역 부가가치세 환급제도' 등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제도 시행 후 부가가치세를 환급 받고자 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의료기관에서 발급받은 의료용역 공급 확인서를 환급창구운영사업자에게 제출하면 세금을 환급 받을 수 있다.

환급창구운영사업자는 부가가치세 환급 실적을 의료기관과 국세청에 통보해야 하며, 의료기관은 후에 부가가치세를 신고하면 된다.

한편 정부는 현행 외국인 관광객의 부가가치세 사후환급절차를 간소화해 여행객의 불편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일정금액(시행령 개정시 금액 규정) 이하 물품에 대해서는 사후환급 대신 면세판매장에서 사전면제를 허용하고, 환급액 5만원 이상 물품에 대한 전수 검사를 세관에서 선별해 검사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