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가 이중과세라는 법원의 판결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대법원 판결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의 시행
령 개정안을 이번 세법개정안에 포함시켜 소송전에 어떤 영향
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최근 대법원 판결로 종합부동산세 이중과세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통해 문제의 소지가 됐던 부분을 보완하는 내용을 포함시키면서 '종부세 소송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될 지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5년 세법개정안을 발표, 관련 15개 법률개정안(국세기본법 등)을 입법예고 및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9월11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행 종부세법 시행령상 재산세 공제액 산식은 '재산세로 부과된 세액의 합계액 × (종부세 과세표준에 대한 재산세 표준세액 / 전체 재산세 표준세액)'이라고만 명시되어 있으며 이것이 종부세 이중과세 논란을 촉발시킨 원인이 됐다.
대법원은 지난달 초 KT, 한국전력, 신세계 등 25개 기업이 각 관할 세무서장으로 상대로 낸 종부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조세일보 2015년 7월15일 字 "법대로 했을 뿐인데…", 종부세 판결 억울한 국세청 제하 기사 참조)
논란의 핵심은 종부세 산정방법.
종부세는 부동산 투기 억제와 부동산을 과다 보유한 사람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기 위해 2005년부터 도입된 제도로 개인별 합산시 6억원(1세대1주택자는 9억원) 이상의 주택에 대해서만 부과한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이 10억원인 주택이 있다면 과세기준금액인 6억원을 초과한 4억원에 대해서 종부세가 부과된다. 여기에 이미 지자체에서 부과된 재산세는 제외하게 되는데 이 계산방식에서 원고와 과세당국의 입장이 갈린다.
국세청은 과세대상인 4억원에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과도한 세부담을 줄이기 위해 적용) 80%를 곱한 3억2000만원을 종부세 과세표준으로 삼고 여기에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인 60%와 재산세율 0.4%를 적용해 76만8000원을 공제했다.
하지만 원고의 주장은 종부세 과세표준인 3억2000만원이 아닌 4억원에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60%와 재산세율 0.4%를 적용해 96만원을 공제해야 한다는 것이며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특히 대법원은 종부세 시행령에 '주택분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공제액을 계산한다고만 명시되어 있는 것을 이유로 국세청 계산방법의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현재 과세당국의 계산방법을 시행령에 명시했다.
구체적으로 '재산세로 부과된 세액의 합계액 × ｛(공시가격 - 종부세 과세기준금액) ×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 재산세율) / 전체 재산세 표준세액｝'이라고 명시했다. 이는 대법원의 판결 취지를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나 다름없다.
다만 이번 소송은 정부가 시행령 개정 전 과세분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소송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