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감면 제도 정비는 잘 되셨나요? = 정부는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비과세·감면 제도 88개 중 27개를 일몰종료 또는 재설계한다고 밝혔다.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비과세·감면을 정비해 기업들이 세금을 더 내도록 하는 방향으로 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은 최 부총리가 6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2015년 세법개정 당정협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김용진 기자)
올해 일몰을 앞둔 비과세·감면 조항들이 10건당 2건 비율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책목표를 달성했거나, 지원 실적이 미미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일몰기한을 맞은 조세감면 조항들을 정비하겠다는 정부의 조세정책 방향과는 다르게, 사실상 상당수의 조세감면 조항이 제도적 보완 없이 단순 연장될 전망이다.
정부가 6일 발표한 2015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올해 일몰이 도래한 비과세·감면 제도는 88개로, 일몰이 종료되는 제도는 19개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감면 항목 폐지율은 약 21%로, 지난해(44개 중 16건, 36%)보다 떨어진 규모다.
구체적으로 전자세금계산서 발급·전송에 대한 세액공제, 제주도 골프장 개별소비세 감면, 해외자원개발투자 배당소득 과세면제, 선박펀드 과세특례, 개인택시 사업자의 영업용차량 부가가치세 면제, 비거주자 정기외화예금 비과세 등의 과세특례 적용기한이 올해로 끝난다.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 분리과세 제도 등 8개 조세감면 조항은 재설계된다.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 등에 대한 과세특례의 경우 회사채 시장 양극화를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1년간 일몰을 연장하는 대신, 세제지원 요건 및 투자금액 한도를 조정했다.
반면 농임어업용 석유류에 대한 간접세 면제 등 61개의 조세감면 조항은 재설계 없이 단순 연장된다. 올해 세법개정의 핵심을 비과세·감면 정비를 우선을 꼽는 것에 비해서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더욱이 폐지하겠다고 밝힌 조세감면 조항들이 부처협의·국회논의 과정에서 '생명연장' 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앞서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5년 세법개정안'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나름대로 비과세 감면 제도 정비에 고심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음식점이나 농어업쪽 경쟁력이 아직까지도 부족하다"며 해당 과세특례 제도의 일몰 연장 사유를 밝힌 바 있다.
물론 조세감면 정비내역 건수로 성적표를 매기는 건 어렵다.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비과세·감면 제도의 총 조세감면 규모는 3조7000억원으로, 정비로 인한 세수증가 효과는 약 1조원(96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농어민 지원, 기업 구조조정 등 조세지출액이 큰 제도가 연장됨에도 불구하고, 깎아주는 세금을 크게 줄였다고 볼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농어민 지원이나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조세감면 조항은 필수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다"면서 "비과세 감면 정비 이외에도 업무용 차량에 대한 과세 등 과세형평성을 고려해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