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뿐만 아니라 많은 중견기업들이 중국, 인도, 멕시코, 브라질 등 이머징 시장에서 기 진출사업의 확장 또는 새로운 시장개척 기회를 모색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이미 미국, 유럽 및 일본 등 선진 다국적 기업간 치열한 시장경쟁의 각축장이 된 이머징 시장에서 비교적 후발주자에 속하는 국내 기업들은 특유의 공격적이고 발빠른 대규모 투자로써 진입장벽에 대처하고 있다. 투자 형태는 대개 특정 사업별로 현지에 제조 또는 판매법인을 신설하거나 기존 사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사업의 확장에 무게중심이 있다보니 투자 및 거래구조, 현지 조세환경 및 운영 등 전반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 없이 진출 및 확장을 단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특정국가 내 특정 사업별 또는 국가별로 설립된 법인수가 과도하게 늘어났거나, 현지업체 인수 후 적절한 통합작업 등이 생략된 사례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는 국내기업들이 해외법인 또는 해외사업에 있어 관리의 어려움 및 비효율성에 직면하게 된 주된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이 중에는 단일 법인조직으로써 효율적 운용이 가능하거나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독립된 법인으로 존재하거나, 인수자 입장에서 현지 사업 목적상 불필요한 법인들이 존립하면서 법인 운영 및 관리의 비효율성을 낳는 결과로 쉽게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도의 경우 다국적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여러 지역에 제조 및 판매활동이 이루어지더라도 동일국가내 법인수는 최소한으로 가져가면서 관리의 효율성을 달성할 뿐만 아니라 인도 내에서의 잠재적 세무적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반면 국내기업의 현지법인들은 주요 사업별, 지역별로 각각 소재하는 경우가 많다. (현지업체와 JV 형태 사업등은 제외). 이는 결과적으로 관리비용 및 잠재적 세무리스크 등이 법인수에 비례해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국내 기업들이 규모있는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 양도자의 기존 투자구조 중 모회사격인 역외 지주회사 지분을 인수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중국에서 이런 사례가 흔히 발생한다. 대개는 중국 운영법인을 보유하는 중간 SPC들이 케이만 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에 소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구조는 중국 세무당국의 수익적 소유자 규정 및 General Anti-avoidance (조세회피방지) 규정 강화추세와 더불어, 국내에서는 특정외국법인의 유보소득 배당간주 규정의 적용 가능성 등 상당한 세무상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인수후 통합작업의 일환으로 불필요한 법인을 없애거나 지배구조변경 과정에서 중국내 간접주식양도 규정 (Circular 698)을 적용받는 등 잠재적 세무비용 리스크가 현실화 될 수 있다.
특히, 한국은 지난 2014년 9월 첫 공표된 국제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적 세원잠식과 소득이전(Base Erosion and Profit Shift, “BEPS”)'에 대한 규제안 중 일부의 법제화를 검토 중이다. 본 규제안은 납세투명성 및 기업정보 공시량 증대를 기본 골자로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보유법인수가 많을수록 규정이행과 관련한 기업부담 증가가 예상되며, 조세피난처 투자구조 등의 공개로 기업평판 저하, 세무조사 위험 등이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시장 진출 초기에 신규 법인을 설립해 사업규모를 확장했거나 과거 조세부담의 완화 목적으로 조세피난처를 통한 해외투자를 선호하였던 외국의 다국적 기업들은 최근 불필요한 법인의 구조개편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운용에 따른 비효율성 및 세무상의 잠재위험을 파악하고, 단일 법인 또는 최소법인으로 운용이 가능한 동일국가내 법인간 합병 또는 불필요한 법인(사실상 조세부담 완화를 더이상 달성하기 어려운 조세피난처 소재법인을 포함하여)의 청산등을 통해 법인수를 최적화 또는 합리화한다.
다만, 청산 등을 실행할 때 세무상 투자 차익이 발생하면 투자지국 및 투자자국에서 세부담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중대한 투자차익이 발생하기 전 또는 인수의 경우 인수전 최적 인수구조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에는 인수후 즉각적인 통합 및 구조재편을 실행해 세부담을 최소화 시킬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많은 국내기업들이 해외사업 확장에 더 큰 무게중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현실이나 사업확장에 못지않게 효율적인 관리 및 운영의 중요성이 시간이 갈수록 커질것으로 예상된다. 각 기업들이 해외사업 및 운영구조를 다시 한번 면밀하게 검토하고 해당 기업에 최적화된 해외사업 및 관리구조를 구축할 시점이다.
